7월 전기차 판매 전년比 67%↑
중고차 시세도 유일하게 상승
소형 전기 SUV 강세
 |
| 1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7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만514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5056대)보다 67% 증가했다. 'EV트렌드코리아 2025' 현장 모습.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장기화한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을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세로 전환하고 있다. 신차 판매 비중이 '초기 확산층' 진입 기준으로 여겨지는 16%를 돌파했고,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만이 유일하게 시세 상승을 기록하며 시장 전반의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1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7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만514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5056대)보다 67% 증가했다. 전체 신차 판매량(15만419대) 중 전기차 비중은 16.7%로 역대 최고치다. 업계에선 보통 시장 점유율이 16%를 넘어서면 캐즘을 극복하고, 초기 확산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 상반기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9만3569대로 전년 동기(84만2685대) 대비 42.7% 늘었으며 전체 판매량(84만2685대) 대비 비중은 11.1%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이 이끌었다. 지난달 판매 순위에서는 기아 EV3(2307대), 현대 아이오닉 5(1618대), 기아 EV4(1569대), 기아 레이 EV(1499대) 등이 상위 5개 모델에 올랐다. 특히 기아 EV3는 출시 첫 달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04.9% 증가했다.
수입차 부문에서는 테슬라 모델 Y가 6559대로 전체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4월 부분 변경 모델 출시 이후 신차 효과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에서 총 7362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 1위에도 올랐다. 이외에도 아우디 Q4 e-트론이 430대 판매되며 뒤를 이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다양한 신차 투입이 이어져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6, 기아 PV5,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일렉트릭, BYD 씰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효과와 모델 다양화가 구매 심리를 자극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며 "하반기에도 신차 출시가 이어져 추가적인 수요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올해 1월 대비 7월 전체 중고차 평균 시세는 1939만원에서 1853만원으로 약 4.4% 하락했다. 반면 전기차만 유일하게 0.8% 상승했다. 'EV트렌드코리아 2025' 현장. /이새롬 기자 |
전기차 시장 반등은 중고차 거래에서도 나타났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올해 1월 대비 7월 전체 중고차 평균 시세는 1939만원에서 1853만원으로 약 4.4% 하락했다. 반면 전기차만 유일하게 0.8% 상승했다. 가솔린(-4.9%)·디젤(-4.1%)·LPG(-4.6%)는 모두 하락했고, 하이브리드(-5.7%)는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전기차 시세 회복은 지난해 하반기 화재 이슈와 캐즘으로 약세를 보였던 흐름이 올해 들어 반전됐다는 설명이다. 완성차 제조사 중심의 신뢰 회복, 보급형 전기 SUV 수요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쉐보레 볼트 EUV는 8.2% 상승하며 분석 대상 전 차종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KGM 코란도 이모션(+7.9%),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7.1%) 등 소형 전기 SUV도 강세를 보였다.
전기차의 중고차 가치 회복은 신차 시장의 활기를 뒷받침하며 구매 장벽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가 안정되면 초기 구입 부담이 줄어들어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며 "향후 전기차 배터리 성능 보증, 잔존가치 보장 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중화를 위해서는 시장 신뢰 회복과 함께 정책·인프라 측면의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라며 "차량 가격이 안정적으로 낮아지기 전까지는 보조금 유지가 필요하고, 충전 인프라·전력 생산·송전 설비까지 전방위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