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공약…LS전선 '1위 굳히기'·대한전선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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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전선이 최대 주주로 있는 LS마린솔루션은 지난 6월 튀르키예 테르산 조선소와 3458억원 규모 신규 CLV(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 계약을 맺었다. LS마린솔루션 신규 선박 조감도. /LS마린솔루션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국내 전선업계에서 자웅을 겨루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수주전에서 한판 대결을 벌인다. LS전선은 업계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놓칠 수 없는 사업이다. 대한전선은 수주를 통해 앞서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20GW 규모 남서해안 해상풍력을 해상 전력망을 통해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한다는 계획이다.
전선업계는 11조원 규모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수주를 위해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서해·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1070km 규모 HVDC(초고압직류송전망)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 수주전에 LS전선과 대한전선이 맞붙을 전망이다.
LS전선이 최대 주주로 있는 LS마린솔루션은 지난 4일부터 구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한 결과 2일 만에 총 1990만3881주 청약이 접수돼 발행 예정 주식 수(1957만주)를 초과하는 101.7% 청약률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 6월 튀르키예 테르산 조선소와 3458억원 규모 신규 CLV(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 계약을 맺었다. CLV는 HVDC 해저케이블을 포설할 수 있는 설비다. 바지선을 개조한 CLB와 달리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CLV 건조 계약에 사용할 계획이다. LS마린솔루션은 적재 용량 1만3000톤급 CLV 건조에 나선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CLV는 1만4000톤급이다.
대한전선은 6200톤급 CLV 팔로스호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팔로스를 통해 설계와 생산, 운송, 시공, 시험, 유지보수 등 해저케이블 전체 밸류체인을 수행하고 있다. LS전선뿐만 아니라 대한전선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수주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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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선과 오션씨엔아이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2관에서 인수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대한전선 송종민 부회장, 오션씨엔아이 윤종문 대표. /대한전선 |
대한전선은 지난달 HVDC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당진해저케이블 2공장 1단계 건설에 497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해저케이블 수요가 늘고 해상풍력 시장이 확대되면서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려는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같은 달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법인 오션씨엔아이를 인수하기도 했다. 오션씨엔아이를 인수한 대한전선은 시공·엔지니어링 역량과 실적 등을 내재화하게 됐다. 턴키(발주자가 설계부터 시공,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일괄 위탁하는 계약) 프로젝트 역량을 올린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공동으로 수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최근 전남 영광 안마군도 서측 해상에 532MW급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안마해상풍력 사업에서 외부망은 LS전선이, 내부망은 대한전선이 수주했다.
기술 유출 사건에 이어 LS전선의 LS그룹과 대한전선의 호반그룹 간 갈등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라 협력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낸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제품 특허 침해 손해배상 소송에서 LS전선이 승소를 확정하기도 했다.
대한전선이 LS전선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를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수사 막바지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수사 결과에 따라 대한전선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정부가 산업계 중대재해 발생에 강경 기조를 보이는 상황은 LS전선과 대한전선도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LS그룹은 2021년 출범한 ESG위원회를 통해 지속가능경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LS전선은 HSE(안전·보건·환경) 분야 투자를 지속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6월 당진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업무를 하던 중 구조물에 깔려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대한전선에 대해 각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따지고 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