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VS관료'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에 쏠린 눈…업계 견인할 구원투수는?더팩트 기사제공: 2025-08-07 13:00:03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공식 임기가 두 달 남짓 남으면서 차기 협회장에 관한 논의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여신금융협회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공식 임기 종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전업계를 중심으로 차기 회장 인선과 과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민간 출신 인사의 혁신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관료 출신의 조율 능력을 중시하는 입장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회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5일 만료된다. 그러나 금융당국 수장 인사가 지연되면서, 협회장 선출 절차 역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여신금융협회 정관은 차기 회장 선출 전까지 현 회장이 직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정 회장이 당분간 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차기 회장에게 기존과 차별화된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신용카드사와 캐피탈사 모두 신규 사업 발굴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실물경제와 맞닿은 스테이블코인이나 지급결제 시장 확대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설 추진력 있는 인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최근 카드업계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하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암호화폐 상용화라는 전례 없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경제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실무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핀테크와의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기민하게 새판을 짤 수 있는 민간 출신 협회장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실무자 중심 인사 기조도 민간 출신 협회장 선출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010년 여신금융협회장이 상근직으로 전환된 이후 총 5명의 회장이 선임됐지만,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관료 출신이었다. 정 회장 역시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역임했으며, 전임 회장인 김주현 전 금융위원장 또한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지낸 인물이다.

반면, 여전히 관료 출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래 먹거리 발굴 못지않게, 가맹점 수수료 문제나 지급결제 전용계좌 허용 등 그간 누적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국형 해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카드업계는 지급결제 전용계좌 허용과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올해 신용·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일괄 인하되면서 업계의 숙원이 일부 무산됐다. 업계는 여전히 전용계좌 허용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과 자금 조달 비용 절감을 동시에 꾀하려는 입장이다.

캐피탈업권 역시 신사업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 알선, 통신판매중개, 보험대리점(GA) 업무 등 신규 사업 허용을 통해 수익원 다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다. 관련 학계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자동차금융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신사업 발굴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현재 차기 회장직에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김상봉 한성대 교수다. 그는 한국신용카드학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카드산업뿐 아니라 금융·경제 전반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유광열 전 SGI서울보증 사장, 김근익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정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 그간 여신금융협회장의 연임 사례가 없었을뿐더러, 일각에서는 임기 내 존재감이 미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2금융권에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그는 일선 저축은행장들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던 점이 작용했다.

여신금융협회장 선임 절차는 후보자 모집부터 숏리스트 선정, 면담, 단일 후보 추대, 총회 승인까지 약 2개월이 소요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전업계는 새 먹거리 발굴은 물론 체질 개선을 위한 규제 완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번 정부와 차기 회장의 리더십이 업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