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의 최대 관전 포인트였던 자동차 품목 관세가 현행 25%에서 15%로 낮아지면서 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던 국산차가 2.5% 관세를 물던 일본·유럽연합(EU)과 동일한 선상에서 경쟁하게 됐다는 점은 향후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산 자동차의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 직전 미국으로 수출했던 재고 물량이 거의 소진되면서 가격을 올려야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관세가 낮아져 매우 다행"이라면서 "그동안 줄어든 영업이익도 서서히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도 공식 입장을 통해 "미국은 자동차 수출 278만대 중 50% 이상 차지하는 주력 시장이다.
15% 관세 협상 타결로 우리가 일본, EU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수출 환경 불확실성이 없애 준 정부의 전방위적 통상 외교 노력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또 "통상 협상 결과에 힘입어 경쟁력 제고와 지속 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 생산성 향상 노력을 추진하겠다"며 "미국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 수출 시장 다변화, 미래차 전환 촉진의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생산량 중 90%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는 GM한국사업장을 비롯해 현대차·기아, KGM 등도 일단 안도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대미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한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 헌신적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자동차 관세율 12.5%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
일본과 EU의 15% 관세율은 기존 관세(2.5%)에 자동차 품목 관세 12.5%를 더한 수치다.
그동안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를 적용받던 한국산 자동차는 앞으로 도요타, BMW, 벤츠 등 경쟁 브랜드와 동일한 관세를 지불하게 돼 단순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 면에서 불리해졌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번 협정으로 일본이나 EU와 비교해 한국이 우위에 있던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며 "현대차·기아가 관세에 따른 불이익을 안고 가면 장기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6단체(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해 "수출 환경 불확실성 해소는 물론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주요국과 같거나 더 좋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며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 경쟁력과 미국의 혁신 역량, 시장을 결합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주경제=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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