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정책 수혜지로 떠오른 세종시 아파트 시장이 급작스러운 한파를 맞았다.
대선 당시 대통령실 이전 등의 호재로 거래가 늘고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대선 이후 두 달여가 지난 현재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까지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세종시의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 이슈에 따라 부침이 심하기에,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29일 세종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8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선 국면인 지난 4월 1451건과 비교하면 87.3% 급감한 수치다.
연초만 해도 세종 아파트 시장은 비상계엄으로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하고 대통령실·국회 이전 등 공약이 나오면서 거래량이 급증했다.
특히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당내에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목이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건립하겠다고 내걸었고 당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국회 완전 이전과 대통령 제2집무실 이전을 공약했다.
이로 인해 세종의 거래량은 큰 폭으로 늘어난 바 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305건이던 아파트 거래량은 3월 807건을 기록, 4월에는 1450건을 돌파했다.
그런데 대선 이후 부각된 곳은 부산이었다.
해수부가 부산 동구에 임시청사로 쓸 빌딩을 선정하고 해운기업 이전 및 해사전문법원·동남투자은행 설립 등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 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대전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문제는 헌법개정 문제여서 그렇게 쉽지는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종의 아파트 거래가 줄면서 가격 하락도 떨어지고 있다.
고운동 가락마을6단지 전용면적 59㎡의 경우 지난 4월 4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달 들어선 3억9200만원까지 가격이 내렸다.
고운동은 아파트 단지와 학원이 밀집한 곳으로 세종의 대치로도 불리며 4월 상승기 때 상승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양호한 주거 환경, 교육 인프라 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세종 집값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정치적 이슈로 인한 성급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앞서 2020년 21대 총선 때도 민주당이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과 대통령 집무실 설치를 추진하면서 세종시 아파트값은 한 해 동안 44.93%나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해부터 아파트값이 떨어져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약간 정치 테마주와 같이 분위기에 따라 변동성이 큰 특징도 지닌다"라면서 "투자 성격이 강한 지역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교육 및 주거 인프라가 우수한 곳이어서 장기적인 프리미엄이 있는 지역이어서 완만한 회복세는 나타날 것"이라며 "지난 대선 국면처럼 거래량이나 가격이 크게 움직일 경우 성급한 접근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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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레기야 이제는 주식이라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