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상품 홍보 문구 투자자 오인 가능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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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자산운용이 최근 유튜브에 게시한 상장지수펀드(ETF) 광고가 허위 과장됐다는 논란이 이어지자 영상의 일부 문구를 삭제했다. /더팩트 DB, 삼성자산운용 |
[더팩트｜이한림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이 잘 나가다 과장 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상반기 국내 ETF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 200조원을 돌파하며 운용사 간 경쟁이 과열된 가운데, 시장 1위 사업자조차 무리한 마케팅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자사 유튜브에 'KODEX미국S&0500'과 'KODEX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기존 분배금에 추가 분배금까지 지급하는 삼성 KODEX 미국 ETF"라는 문구를 삽입했다가 삭제했다. 문제는 '추가 분배금'이라는 표현이다.
삼성자산운용이 광고한 ETF는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운용사가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방식(토탈리턴)으로 운영된 상품이다. 그러나 올해 초 기획재정부가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해외주식형 토탈리턴 ETF의 신규 설정을 금지하면서 삼성자산운용은 기존 상품을 분기 배당형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토탈리턴 방식으로 쌓인 유보 분배금에 대한 처리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2021년부터 토탈리턴 방식으로 쌓여 유보된 분배금을 2029년 1월까지 총 15분기에 나눠 분배금 형태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은 유보된 분배금을 홍보 문구에 '추가 분배금'으로 표현했고, 마치 고객이 원래 받아야 할 금액이 아닌 새롭게 지급하는 이익 배당처럼 오해할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투자협회 역시 삼성자산운용의 광고 문구가 투자자 오인을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해 수정 의견을 제안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추가 분배금'이라는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는 내부 컴플라이언스 팀 의견에 따라 먼저 자체 수정을 했고, 이후 금투협에서 수정 의견을 줬다"고 밝혔으나 과열된 ETF 시장 경쟁 속 '기만 마케팅'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현재 문제의 문구는 모두 삭제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과장 광고 논란이 ETF 시장 경쟁을 위해 운용사가 자사 상품을 최대한 포장해 홍보해야 하므로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1위까지 과장 광고를 해야 할 정도로 시장 경쟁이 과열됐다는 측면에서다. 실제 금융당국은 지난 2월 국내 상위 10대 자산운용사의 252개 ETF를 점검해 수익률 과장 표기, 수수료 부실 고지, 안정적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 등 다양한 부적절 사례를 적발한 바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간 점유율 경쟁도 시장 과열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는 올해 상반기 기준 순자산총액이 81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는 12.6% 증가해 70조원을 돌파했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국내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2020년대 100조원 시대를 열 때는 해외형ETF, 파킹형ETF 등에 대규모 자금이 몰렸고, 올해 상반기 달성한 200조원 시대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치열한 경쟁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국내 증시 상승 기대감 등이 견인했다"며 "삼성자산운용의 광고는 일반 투자자에게는 오해의 소지가 큰 표현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가 예전보다 확대됐고 리딩 운용사인 만큼 홍보나 광고도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TF 시장이 확대될수록 리딩 운용사의 시장 책임이 더 커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시장 확대 속도에 걸맞는 정보 전달의 투명성과 윤리적 마케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