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규모·투자 방식 입장차
정상화 로드맵 발표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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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공장 정상화 계획이 아직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17일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불을 끄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하지만 공장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측이 구체적인 수습 계획을 내놓지 않자, 노조는 강경 투쟁에 돌입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3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3일부터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서울 종로구 본사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며 사측의 수습 계획 발표를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생산 규모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무기한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전 구성원 총고용 보장 △전남 함평 빛그린산단 이전 △광주 1공장 즉시 가동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광주공장에는 기능직 1853명, 일반직 361명, 비정규직(식당·미화·경비 등) 97명, 화물 담당 90명 등 약 2400명이 근무 중이며 노조는 이들의 고용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노조는 함평 이전과 관련해 1단계로 연간 600만본, 최종적으로는 1400만본(일일 4만 본)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 광주 1공장은 최대한 신속히 가동을 재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반면 사측은 함평 신공장의 1단계 생산 규모를 350만본 수준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사측이 국내 생산은 축소하면서 유럽에는 1단계 600만본 규모의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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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가 지난 5월 18일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서 열린 현장브리핑에 참석,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
사측은 당초 이달 초 화재 수습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생산 규모와 투자 방식 등을 놓고 노사 간 입장차가 존재해 로드맵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며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며 빠른 시일 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공장 재가동, 함평 이전, 유럽 신공장 설립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 중"이라면서도 "1공장의 경우 화재 원인 규명이 선행돼야 하고 설비 점검 등 사전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생산 규모에 대해선 "노사가 협의 중인 부분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광주공장 화재는 지난 5월 17일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정련공장에서 발생했다. 타이어의 기본 소재를 혼합하는 설비가 대부분 전소되며 공장 전체가 가동을 멈췄고 현재까지 복구 작업은 사실상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광주공장은 국내 생산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장기 중단 시 수급 차질과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금호타이어의 올해 연매출 목표인 5조원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는 화재로 인한 직접 피해액이 약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강화 정책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실적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금호타이어의 2분기 실적을 전년 동기 대비 선방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43% 늘어난 1673억원으로 예상했다. 화재와 관세의 본격적 영향은 3분기 이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오늘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