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李 대통령 "미필적 고의" 질책 후…기자회견 개최
정희민 사장 "무거운 책임 통감…유족 지원 아끼지 않겠다"
 |
| 포스코이앤씨가 29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전날 발생한 고속국도 14호선 제10공구 중대재해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천=공미나 기자 |
[더팩트 | 인천=공미나 기자] 올해 사업 현장에서 네 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이재명 대통령의 질타를 받은 포스코이앤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잦은 사고 발생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안전이 확실히 확인되기 전까지 작업을 무기한 중단하고, 안전TF(테스크포스)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29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열린 고속국도 14호선 제10공구 중대재해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전날 포스코이앤씨의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경사면 보강작업을 하던 60대 인부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들어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네 번째다. 1월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등이 이번 사고에 앞서 발생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를 언급하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망"이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이에 정희민 사장은 "올해 저희 회사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로 인해 큰 심려를 끼친데 이어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참담한 심정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관계 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깊은 슬픔에 잠겨 계신 유가족분들께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 요소를 전면 재조사해 유사사고를 예방하고 생업을 위해 출근한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는 재해예방 안전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며 "이를 위해 회사 임직원들은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들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 동원해 근본적인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몇 년간 포스코이앤씨의 공사현장에서 유독 사고가 잦았다. 이번 사고는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무려 8번째 발생한 중대재해다.
김현출 포스코이앤씨 CSO(최고안전책임자)는 잦은 사고 원인을 묻자 "회사에서도 굉장히 곤혹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내부에서 어떤 제도적 문제점을 찾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외부 안전 전문가와 안전 기관을 총망라해 안전 TF를 꾸릴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회사 안전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찾아 신속히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포스코이앤씨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비슷한 대책을 내놓았던 바다.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김 CSO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본사 임원들이 전체 현장에 나가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현장 안전 점검을 거쳐 이상이 없을 때만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고 관련해 유족들에게 충분한 피해 보상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CSO는 "유족 지원·보상과 관련된 전담부서가 있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족의 뜻을 우선시하고 이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상이나 지원을 충분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작업을 즉시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