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와 한화오션이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첫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이후 10년간의 추진 끝에 성사된 대형 국책사업으로, 총 3176억원을 투입해 2029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쇄빙연구선을 건조하는 것이 목표다.
2030년부터는 북극점까지 항해가 가능해져 우리나라의 극지 과학연구 역량과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기반 확보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진 해수부 해양정책관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오늘 건조계약을 마치고 약 1년간의 설계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내년 말 본격적인 착공(Steel Cutting)을 거쳐 2029년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완공되면 극지해역에서의 쇄빙능력시험을 통한 최종 성능검증 후, 2030년부터 본격적인 극지연구를 수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유일의 다목적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는 남극과 북극을 모두 커버해야 하는 한계로 연구 활동이 여름철에 한정돼 있으며, 쇄빙 능력(1.0m) 부족으로 북극 중앙해와 고위도 해역 탐사에는 어려움이 있다.
해수부는 아라온호의 운항 부담을 완화하고 북극 연구를 전담할 신규 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해 왔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총톤수 1만6560t으로 아라온호의 두 배 이상 규모이며, 쇄빙 능력은 50% 향상된 Polar Class(선박의 빙해 운항 성능과 안전기준을 나타내는 등급) 3 등급으로 건조된다.
LNG와 저유황유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시스템을 갖추고, 최대 100명이 75일간 무보급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선체 중앙에는 해양시료 채취와 장비투입을 위한 문풀(Moon Pool)이 설치되며, 모듈형 연구시설을 도입해 연구 공간의 활용성을 크게 높였다.
건조를 맡은 한화오션은 최적의 선체 형상과 우수한 내한 성능, 연구자 중심의 공간 설계를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오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쇄빙 LNG운반선(15척)을 건조했으며, 국내외 해군 특수함정 건조 등 특수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투입되면 현재 북위 80도까지 제한된 북극 연구 반경이 북극점까지 확대된다.
북극 연구 가능 기간은 현재 40여일에서 3~4배로 늘어나고, 여름철에 한정됐던 관측 시기도 겨울철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북극항로 운항에 필요한 실측 데이터 확보와 극지 과학연구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
기존 아라온호는 남극을 전담하게 돼 연구와 기지 보급 임무의 과중 문제도 해소될 전망이다.
김 정책관은 "2030년 여름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북극에 투입될 시점이면 북극해 전역에서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 공동연구와 북극 연안국과의 협력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기술력으로 건조될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우리나라를 미래 북극활동 선도국가로 도약시키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북극항로의 안전한 이용과 실측 데이터 확보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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