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자부 장관 "신규 원전·SMR 건설 진행해야"
김성환 환경부 장관 "탈원전 주장한 바 없어"
 |
| 이재명 정부 초대 산업·환경부 장관들이 나란히 원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에너지믹스 정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 미국 출장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이재명 정부 초대 산업·환경부 장관들이 나란히 원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에너지믹스 정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 간의 균형을 맞추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력 공급원 문제가 대두되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성환 환경부 장관 모두 원전 활용 의지를 내비치면서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원전도 에너지 가격안정, 탄소중립 달성, 글로벌 수출 등 산업 측면에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안전성과 수용성을 바탕으로 차질없이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제11차 전력기본계획(전기본)에 의거해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을 변함없이 진행하겠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같이 가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1차 전기본을 두고 "제가 업계(두산에너빌리티)에 있을 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정말 어려운 가운데 합의로 만들어 준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이었다"며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발전, 수소 각 모든 에너지의 믹스(조화)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 장관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으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등 국내외 원전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도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원전을 추가로 짓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최근 탈원전을 주장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적절하게 믹스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확정한 11차 전기본에는 지난해 기준 10.5%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8년 32.9%까지 높이고, 신규 대형원전 2기와 SMR 1기를 지어 지난해 31.7%였던 원전 비중을 35.2%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
| 24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성환 환경부 장관 모두 원전 활용 의지를 내비치면서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특히 김성환 장관의 이번 발언은 과거 그의 이력과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과거 서울 노원구청장 시절 '탈원전 정책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때는 후쿠시마 사고의 충격으로 원전 중단이 타당하다 봤지만, 현재는 기후위기가 심각해 석탄 화력발전 퇴출이 더 급선무"라고 입장 선회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두 장관의 발언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원전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던 인사가 산업부 장관에 발탁된 만큼 지난 정부처럼 탈원전으로 가지 않겠다는 시그널(신호)이 확실한 거 아니겠느냐"며 "특히 김성환 장관의 발언은 전세계적으로 탈원전 주장했던 나라들이 돌아섰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도 상황에 맞게 입장을 바꾼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정부에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간의) 합리적 균형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장관이 모두 신규 원전 건설에 긍정적 입장을 밝힌 데에는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이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정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되 있는 원전을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대선 TV 토론회 등 공식 석상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도 선을 그어왔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력 공급원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이 대통령이 원전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의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으로 AI 산업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아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에너지수급 동향에 따르면 국내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6%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만 원자력의 비중이 31.7%로 더 높다.
zz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