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파이브가이즈' 매각 검토…"한때 줄 서서 먹었는데" [TF현장]더팩트 기사제공: 2025-07-18 15:18:02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2023년 국내로 들여온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사 에프지코리아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전경 /서초동=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비가 내리는 18일 정오, 서울 강남역 인근 대로변은 점심 식사를 하러 나온 직장인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한때 '강남 핫플'로 꼽혔던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Five Guys)' 강남 1호점에도 발길이 이어졌지만, 과거처럼 긴 대기줄은 보이지 않았다.

이 매장은 지난 2023년 6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직접 한국으로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오면서 개점했다. 오픈 초기 하루 2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릴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오전 8시부터 줄을 선 인원만 100명이 넘었고 SNS엔 인증샷이 쏟아졌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최근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가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진 가운데 브랜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취재진이 방문한 오후 12시 30분경, 매장 내 테이블은 대부분 차 있었지만 빈 좌석도 눈에 띄었다. 입장을 기다리는 줄은 없었다. 매장을 찾은 이 모 씨(23·여)는 "예전에 화제를 모았었는데 한 번도 못 가봐서 오늘 놀러 나온 김에 방문했다"며 "생각보다 비싸서 두 번 오기는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대로변을 거닐던 직장인 박 모 씨(31·남)는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 가졌던 궁금증도 풀려서 굳이 찾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장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파이브가이즈 강남점과 160m 떨어진 쉐이크쉑 강남대로점도 손님으로 붐비지는 않았다. 고든램지 스트리트버거, 슈퍼두퍼 등 수제버거 브랜드도 초반 대비 열기가 식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길어지면서 가성비를 찾는 소비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했다.

18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파이브가이즈 강남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좌석에 앉아 식사하고 있다. /서초동=우지수 기자

그럼에도 파이브가이즈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2023년 100억원 매출액에 13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465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에는 일본 진출도 예고했다.

하지만 김 부사장의 애초 비전에는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그는 파이브가이즈를 자신의 첫 외식 신사업으로 삼아 국내 도입부터 계약, 법인 설립까지 직접 챙겼다. 오는 2028년까지 국내 15개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오는 25일엔 서울 용산에 8호점을 추가 오픈한다. 그러나 본사 수수료 부담, 성장성 한계 등을 이유로 최근 매각 검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운영사 에프지코리아는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일부 사모펀드에 투자안내서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파이브가이즈가 실적 면에선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프랜차이즈 매각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에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프리미엄 외식 브랜드들이 고물가 속에서 수익성과 브랜드 확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와 초기 투자비 부담, 외식 시장의 양극화는 프랜차이즈 사업 운영에 지속적인 고민거리로 작용해 왔다.

에프지코리아가 매각을 검토하는 시점이 흑자 전환 이후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브랜드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성과를 입증한 만큼 사업성과를 시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매각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본사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방향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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