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이게 4000만원대라고?"…'BYD 씰' 퍼포먼스 세단의 가성비 해답더팩트 기사제공: 2025-07-18 08:06:02

BYD코리아는 지난 16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BYD 씰 미디어 트랙데이'를 열었다. /황지향 기자

[더팩트ㅣ용인=황지향 기자]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국내 승용 시장에 두 번째로 선보인 중형 전기 세단 '씰(SEAL)'을 지난 16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시승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시승은 서킷, 국도, 짐카나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차량의 성능과 완성도를 체험하기에 적절했다.

시승 차량은 듀얼 모터 기반 사륜구동 '다이내믹 AWD' 모델로 시스템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67.0㎏·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3.8초에 불과하다.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상온 복합 407㎞(도심 427㎞·고속 383㎞)이며, 저온 복합 주행거리는 371㎞로 상온 대비 91% 수준의 효율을 유지한다.

고성능 전기 세단의 외형을 갖춘 동시에 BYD 전용 'e-플랫폼 3.0'을 기반으로 최신 기술도 집약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셀을 가늘고 길게 제작해 공간 활용도와 안전성을 높인 블레이드 배터리와 배터리를 차체 구조물로 활용하는 셀 투 보디(Cell-to-Body) 기술이 처음 적용돼 고강성 차체와 낮은 무게중심을 동시에 실현했다.

서킷 주행에선 직선 가속과 고저차, 복합 코너에서의 반응성이 핵심이었다. 듀얼 모터 기반의 강력한 출력 덕분에 고속까지 가속이 빠르고 긴 직선 구간에서도 속도를 시원하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고속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도 제동력이 강하고, 반응이 즉각적으로 따라와 트랙에서도 불안감 없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회생제동 강도는 '보통'과 '높음'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높음 설정 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급제동에 가까운 감속이 이뤄져 다소 과한 느낌이었다. 반면 보통 모드는 울컥거림 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줄여 전체적인 주행 리듬을 유지하기 좋았다. 고속 코너링 구간에서는 차체가 살짝 눕는 듯한 보디롤이 느껴졌고, 탑승자의 몸도 함께 밀리는 감각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안정성은 유지됐다.

짐카나 섹션에서는 회피 기동과 제동 성능, 차체 밸런스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빗길이라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차체 반응은 민첩했으며, 회전 중 언더스티어(조향한 방향보다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BYD코리아

짐카나 섹션에서는 회피 기동과 제동 성능, 차체 밸런스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빗길이라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차체 반응은 민첩했으며 회전 중 언더스티어(조향한 방향보다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강한 급제동 시에는 브레이크와 동시에 비상등이 자동으로 빠르게 점멸돼 후방 차량에 즉각적으로 상황을 전달하는 기능이 작동했다. 실제 도로 상황에서도 유용할 수 있는 안전 사양이다.

국도 주행 구간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ACC를 활성화하자 앞차와의 간격을 자연스럽게 조율하며 감속·재가속을 부드럽게 반복했다. 같은 기능이 다른 차량에서는 종종 급하게 멈추고 다시 출발하는 느낌이 드는 반면 씰은 속도 변화가 매끄럽고 자연스러웠다. 페달 조작 없이도 속도와 간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장거리 운전에서도 피로가 덜할 것으로 보였다.

방지턱을 넘을 때는 하체는 탄탄하면서도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냈다. 노면이 잘 느껴지는 세팅이었지만, 과하게 거칠지 않아 도로 상태를 직관적으로 전달받는 느낌이었다.

회전형 12.8인치 디스플레이와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무선 충전 패드, 열선 스티어링 휠, 운전석 메모리 포함 전동·통풍·열선 시트 등 주요 편의사양이 빠짐없이 탑재됐다. /황지향 기자

실내 공간과 편의사양도 주목할 만했다. 2열 공간은 넉넉한 편이었고,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더해져 개방감을 더했다. 회전형 12.8인치 디스플레이는 주행 중에도 가로·세로 전환 시 끊김 없이 화면을 맞춰 반응했고, 터치 응답 속도도 빠른 편이었다. 다만 대부분의 물리 버튼이 디지털화돼 있어 조작이 다소 낯설 수 있다. 계기판 디자인은 타 브랜드와 비교해선 세련미가 떨어지는 인상이다. 시트는 착좌감이 안정적이며, 헤드레스트까지 상반신을 부드럽게 감싸줘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감이 덜할 것으로 보였다.

기본 사양 구성은 씰의 가성비를 체감하게 했다. 회전형 12.8인치 디스플레이와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무선 충전 패드, 열선 스티어링 휠, 운전석 메모리 포함 전동·통풍·열선 시트 등 주요 편의사양이 빠짐없이 탑재됐다.

안전 항목도 9에어백 시스템을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방지, 차선 유지 보조, 사각지대·후측방 경고, 유아 방치 감지 시스템, 문 열림 경고, 급제동 시 자동 비상등 점멸 기능까지 주요 ADAS 항목이 전부 기본이다. 외부 사양 역시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 시퀀셜 턴 시그널, 팝업 도어 핸들, NFC 디지털키, 12 스피커 다이내오디오 시스템, V2L 외부 전력 공급 기능(멀티탭 포함) 등으로 구성됐다. '옵션을 더할 필요가 없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만큼 충실한 구성이다.

전면 보닛 아래에는 약 53ℓ 용량의 프렁크(전면 트렁크)가 마련돼 소형 가방이나 충전 케이블을 수납할 수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모델답게 실내외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며 프렁크 내부는 별도의 커버로 정리돼 있어 실용성과 디자인 모두 고려한 느낌이다. /황지향 기자

외관은 전반적으로 유선형 쿠페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곡선 위주의 실루엣과 낮은 차체, 매끄럽게 이어진 루프라인이 특징이다. 실제 공기저항 계수는 0.219 Cd에 불과하다. 정면에는 물결 모양의 주간주행등(DRL)과 헤드램프가 배치돼 단순하지만 세련된 인상을 주며, 측면에서는 쿠페형 윈도 라인이 깔끔하게 연결된다. 전면과 후면 모두 복잡한 요소 없이 간결하게 마무리돼 전기 세단 특유의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한다.

고성능과 풍부한 상품성을 함께 갖춘 씰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만큼 시장 진입 초기 진입장벽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체험한 씰의 주행 질감과 구성은 그 우려를 상쇄할 만한 수준이었다. 고성능과 상품성을 동시에 노린 BYD의 전략이 실제 주행 경험을 통해 일정 부분 현실화됐다는 인상을 남겼다. BYD코리아는 씰의 사전계약을 진행 중이며 8월 중 고객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출시 가격은 469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 혜택만 적용된 금액이며, 정부와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은 반영되지 않았다. 보조금을 감안하면 실구매가는 4000만원 초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