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 이젠 소비자 '가치관' 노려라"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16 09:17:10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가 식품 산업의 구조와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히 가격, 영양성분만이 아니라 농약 사용 여부, 기후변화 등 개인의 신념과 철학에 맞는 상품으로 지갑을 여는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16일 삼일PwC는 이같은 내용의 '2025 PwC 소비자 설문조사: 식품산업을 위한 새로운 레시피'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올해 초 전 세계 28개국의 소비자 2만107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삼일PwC는 먼저 가치 중심의 선택을 중시하는 '열망하는 소비자'에 주목했다.
이들은 건강, 편의성 및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가치관과 일치하는 식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설문 응답 소비자 중 62%가 가격, 영양, 지속가능성보다 초가공식품이나 농약 사용을 더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는 전체 응답자의 80% 이상에서 확인됐다.
토양 품질 개선과 생물 다양성 증진을 위한 친환경 식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44%에 달했다.

보고서는 "음식물 쓰레기 저감, 지역 생산 식품 확대 등 친환경 실천 항목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의 대응 전략이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술 수용에 적극적이고 비(非)전통적인 쇼핑 채널 탐색에도 열린 태도를 보였다.
지난 1년간 약 40%의 소비자가 주문형 식료품 서비스나 구독 서비스와 같은 비전통적 식품 구매를 경험했다.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전체의 70%에 달했다.
식료품 구매와 식단 계획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비율도 절반에 이른다.

설문에 참여한 소비자들은 보유 중인 식재료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추천받거나, 이전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장보기 목록을 자동 생성하는 기능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런 변화는 산업 간 협업을 통한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졌다.
특히 식품 산업은 헬스케어, 물류, 기술 기업 등과의 교차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상위 소비재 기업들은 인접 산업과의 협업 가능성이 평균보다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격은 여전히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식품 가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응답자 중 거의 절반 정도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했다.
할인행사도 적극적으로 찾아보며 절약했다.

이승훈 삼일PwC 식음료(F&B) 산업 리더는 "소비자는 이제 단순한 수요자가 아니라 식품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 자리잡았다"며 "기업은 소비자의 기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