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부정 거래 재판서 검찰·구연경 측 주장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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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15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주식 부정 거래 혐의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
[더팩트ㅣ서울남부지법=이성락 기자]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수사를 앞두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 정황이 있다는 검찰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구 대표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1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1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자본시장·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구 대표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2차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구 대표는 바이오 업체 메지온의 투자 정보를 미리 제공받아 주식 3만5990주(6억4992만원 상당)를 매수해 부당 이득(미실현 이익 1억원)을 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고, 윤 대표는 BRV의 최고투자책임자로서 알게 된 메지온 관련 미공개 중요 정보를 구 대표에게 제공해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다.
앞서 메지온은 2023년 4월 윤 대표가 이끄는 BRV 산하 BRV캐피탈매니지먼트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유상증자 공시 이후 메지온 주가는 하루 만에 16.6% 치솟았다.
이날 재판부는 미공개 중요 정보가 어떠한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등 주요 내용을 특정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메일 또는 메시지 내용이 남아있거나, 구두로 전달했다면 목격자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검찰 측은 구 대표와 윤 대표가 '부부 관계'임을 부각했다. 부부가 구두로 정보를 공유했다고 판단, 정황 증거를 통해 연결고리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측이 파악한 정황 증거는 고려아연 등 다른 주식에 대한 부부의 남다른 투자 방식이다. 검찰 측은 "구 대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회사인데도, 두 사람 사이에서 유사한 투자가 계속 반복됐다"며 "투자 정보를 교환했던 기록, 투자 반복 등 정황 증거를 통해 (구 대표가) 메지온 주식도 사게 됐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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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법원 내부로 뛰어 들어가고 있다. /이성락 기자 |
이후 재판부는 메지온 외 정황 증거로 보고 있는 다른 주식 투자 건에 대해서도 "정보 전달 방식을 특정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여기에서 검찰은 "압수수색 당시 구 대표가 당일 텔레그램 메시지까지 삭제해 일부만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통보와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의 고발을 접수, 같은 해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 대표 자택과 경기 평택 소재 LG복지재단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한 바 있다.
구 대표는 "증거를 인멸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구 대표 측 변호인은 "구 대표가 텔레그램 메시지를 지운 적이 없다"며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은 사건에서 검찰이 마치 증거를 인멸한 것처럼 말하는 것을 바로 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 측은 재차 "텔레그램 메시지가 분명히 없어진 게 맞다"며 "텔레그램 중 일부가 캡처돼 그림 파일로만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림 파일만 확보해서 증거로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 양측은 텔레그램 메시지 삭제 여부뿐만 아니라 최범진 전 BRV코리아 부대표 증인 신문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의견이 엇갈렸다. 검찰은 구 대표의 메지온 주식 매수 전에 이미 BRV의 메지온 투자 결정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봤고, 구 대표·윤 대표 측은 메지온 주식 매수 당시 BRV의 투자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질의를 이어갔다. 구 대표는 2023년 4월 12일쯤 메지온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 전 부대표는 "2023년 4월 11일쯤 계약의 핵심 조건인 500억원 투자 금액이 합의된 게 맞다"면서도 "다만 몇몇 다른 투자 조건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