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코리아, EV 판매 두드러져… ID.5. 자체 보조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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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 쿠페형 순수 전기 SUV ID.5. /폭스바겐그룹코리아 |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전환되고 있다. 전통의 강자인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들은 독자적 기술력과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시대의 흐름을 좇고 있다. 현재는 중국 BYD와 미국 테슬라 등 전동화 차량만 제조하는 신흥 강자들이 새로운 시장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의 강자들이 앞다퉈 전동화 시장에 진출하면서, 예정된 뉴노멀(New Normal) 모빌리티 시대의 지형도가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브랜드들의 전동화 투자 전략과 모델 라인업, 방향성 등을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독일의 '국민 자동차' 폭스바겐이 위기를 극복하고 과거 위상을 찾을지 관심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기회로 삼아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올해 1~5월 판매한 차량은 총 1966대로 이 중 전기차가 1221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디젤이 548대, 가솔린이 197대 판매됐다.
독일어로 국민(민중)을 뜻하는 '폭스'와 자동차를 뜻하는 '바겐'이라는 이름이 합쳐진 폭스바겐그룹은 1937년 설립된 뒤 독일 대표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독일 역사에 굵직한 사건과 함께했던 폭스바겐그룹은 2015년 디젤게이트로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에는 전동화 전환 흐름에 다시 변곡점을 맞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 전기차의 약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 903만7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 줄었다. 북미와 유럽 판매량은 유지됐으나, 전기차 업계를 잡고 있는 중국 시장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순이익이 124억유로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0.6% 줄었다. 이에 독일 내 일자리 12만개 중 3만5000개를 줄이고, 공장 10곳 중 2곳은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자동차 판매는 부진한 반면 자체 브랜드 소시지가 잘 팔리는 점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3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이 2위인 폭스바겐그룹 자리를 넘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있으나, 추격이 매서운 상황이다. BYD(비야디) 등 중국 업체 약진도 폭스바겐그룹이 경계하는 부분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세대를 위한 모빌리티' 전략을 통해 2035년까지 산업 변혁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우리 전략은 장기적인 목표와 단기적인 민첩성을 결합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기술 선도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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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8월 플래그십 SUV '신형 투아렉' 론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
폭스바겐그룹은 전동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폭스바겐그룹이 47만8000대로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0.3% 증가했다. 테슬라는 2위로 주저앉았다.
최근에는 자동차관리센터(CAM)가 주는 2025 자동차 혁신 어워드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그룹에 선정되며 '선도기업' 이미지를 굳건히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혁신 역량 주요 부문에서 중국과 유럽 경쟁사를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폭스바겐 승용차는 전기 동력계와 인포테인먼트·커넥티비티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폭스바겐 ID.3 GTX 신형 모터는 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최초 기술로 두드러졌다. 아우디 Q6 e-트론은 전기차와 커넥티비티 부문에서 가장 혁신적인 모델 중 하나로 선정됐다.
한국 시장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른바 디젤게이트 여파로 한국에서 외면받은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3만719대를 기록했다가, 2016년 1만3178대로 떨어진 뒤 2019년에는 8510대를 기록했다. 2020년 1만7615대로 반등했으나, 지난해 8273대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준중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ID.4다. 전체 1996대 중 919대가 신규 등록했다. 준중형 전기 SUV ID.5는 2위로 302대, 준대형 디젤 SUV 투아렉이 3위로 292대, 준중형 디젤 해치백 골프 2.0 TDI가 4위로 256대 팔렸다.
폭스바겐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며 한국 시장에서 과거 영광을 되찾으려고 한다. 지난 5월에는 대형 SUV 아틀라스를 출시하며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KG모빌리티 렉스턴 등 등과 본격적인 대형 SUV 시장 경쟁에 나섰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한국 시장을 대하는 태도도 적극적이다는 평가가 있다. ID.5는 올해 초 출시가 예고됐으나 지난 5월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구매 고객 대상으로 지역별 보조금 수준에 맞춰 한시적으로 지원했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자발적 지원은 고객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에 보답하고자 마련했다"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고객 신뢰를 최우선에 두고, 더 큰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