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편입 완료로 외형 확대
우리투자증권 10년 만에 부활…주가 '52주 신고가'
'내부통제 부실' 연임 부담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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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이 한국포스증권 인수로 우리투자증권을 약 10년 만에 재출범시키고 동양·ABL생명을 편입하며 숙원이던 '은행·증권·보험' 삼각축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임 회장이 지난해 10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이 한국포스증권 인수로 우리투자증권을 약 10년 만에 재출범시키고 동양·ABL생명을 편입하며 숙원이던 '은행·증권·보험' 삼각축을 완성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주가도 장중 2만5000원대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그러나 대규모 횡령과 부당대출 등 잇단 사고가 '내부통제 부실'로 지적되면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임 회장의 연임 변수로 거론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일 동양생명·ABL생명의 자회사 편입 완료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지난해 기준 총 자산 약 51조원 규모의 업계 6위 생명보험사를 확보했다. 우리금융으로서는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 매각 이후 11년 만에 보험사를 핵심 자회사로 두게 됐다.
2015년 우리투자증권 매각 이후 10년 가까이 공백이던 증권업도 지난해 7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으로 재진출했다.
외형 확장은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4일 장중 2만2200원으로 1년래 최고가를 찍은 데 이어 8일 오전 9시 5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7.04% 오른 2만5100원에 거래됐다.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밸류업 계획도 순항 중이다. 우리금융은 앞서 지난해 7월 4대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까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2.5%로 조기 달성하고 13.0% 초과시에는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 이상 달성한다는 목표다.
실적과 외형 성장과 달리 내부통제는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임 회장 취임(2023년 3월) 이후인 2023년 7월~2024년 5월, 우리은행 창원지점 직원 A씨가 고객 17명의 명의로 대출 서류를 35차례 위조해 177억7000만 원을 빼돌린 사건이 발생했다. 항소심은 지난 5월 A씨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결재 공백을 악용해 실무자가 대신 결재하고 대출금을 지점 계좌로 이체한 뒤 지인 계좌로 빼돌린 허술한 프로세스가 드러났다.
올해 2월 금융감독원 검사로 2334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730억원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게 흘러갔고 1604억원은 고위 임직원 27명이 연루됐다. 친인척 몫 730억원 중 451억원이 임 회장 취임 이후 취급돼 논란을 키웠다.
이에 금감원은 3월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3단계로 낮추고 경영유의 11건·개선사항 10건을 지시했다. 준법감시·M&A 내부통제·이사회 운영·성과평가 등 핵심 거버넌스 전반이 '미흡'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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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은 지난 2월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체하고 최근 '그룹 내부통제 혁신 컨설팅'에 착수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고 있다. /우리금융 |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사태들이 전임 회장 시절의 관리 허점을 기반으로 누적된 결과이며,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도 최근 '보고의무 위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만큼 임 회장의 직접적 책임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우리금융도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지난 2월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체했고, 그룹 내부통제 혁신 컨설팅에 착수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윤리경영 및 경영진 감찰 전담 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아울러 자회사 임원에 대한 지주회장의 인사권 폐지 등을 포함한 '그룹인사 표준시스템'을 수립하고 시행했다. 은행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정보보호본부는 준법감시인 산하로 배치함으로써 내부통제 컨트롤타워 조직을 고도화했다.
지난 2월에는 임 회장이 직접 전국 그룹사 내부통제 전담인력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하는 '내부통제 현장점검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현장의 내부통제를 손수 챙기겠다는 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전해진다. 임 회장은 전국 그룹사의 현장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일일이 손을 맞잡으며 "철통같은 내부통제에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임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통상 회장 선임 절차는 임기 만료 3~4개월 전부터 시작되는 만큼 연말부터 본격적인 후속 인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성장 모멘텀을 연임 디딤돌로 만들지 내부통제 리스크가 걸림돌로 남을지는 앞으로 6개월간의 리스크 관리 성적표에 달려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임기 동안 이뤄낸 종합금융그룹 완성이라는 성과로는 연임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조직 안정화를 이뤄야하는 시기에 임 회장의 연임을 통해 성장의 연속성을 꾀할 것이란 해석이다.
다만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과 NH농협금융 회장을 역임한 경제관료 출신 인사다. 이재명 정부는 퇴직 관료의 대형 금융사 재취업·연임 관행을 겨냥해 취업심사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예고하면서 관료 출신인 임 회장에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 이사회·감사위원 책임과 내부통제 의무를 강화한 것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의 오랜 꿈이었던 종합금융그룹 완성이 성과로 증명된 만큼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다만,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3등급 통보 등으로 봤을 때 내부통제 실패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긴 어려울 것 같다.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 노력이 인정된다면 연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