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전세·정책모기지 DSR 포함·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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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은행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2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6.27 부동산 대출 규제'를 두고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초강력 규제 발표 뒤 가계대출과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으나 비대면 대출 창구가 순차적으로 열리면서 은행권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포함,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같은 고강도 대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6.27 대출규제'와 관련해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수요억제책과 공급확대책 등 (준비 중인) 부동산 관련 정책이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투기적 수요가 사실 부동산 시장을 매우 교란하고 있어 전체 흐름을 바꿀까 한다"며 "이제 부동산보다는 (투자를)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수도권·규제지역 추가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전면 금지 △주담대 한도 6억원 제한 △생애최초 LTV 70%로 축소 △신용대출 한도 연소득 이내 제한 등을 시행했다. 지난 1일부터는 수도권 모든 가계대출에 스트레스 DSR 3단계(가산금리 1.5%)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고강도 대출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만큼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당국은 대출 수요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시장을 엄중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집값과 가계부채 흐름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정책모기지와 전세대출 등을 DSR 범위에 포함하거나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가계대출에 대한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등과 같은 거시건전성 규제 수단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내놓은 첫 주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해진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일 기준 755조1331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2983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로 지난달 영업일 기준 하루 평균 3554억5000만원씩 대출이 늘어나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72%(2561억원) 가량 둔화됐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총 6조7536억원 늘어나 올 들어 가장 큰 폭이자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바 있다.
아울러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 규제 발표 후 첫 주 은행권 서울 지역 일평균 주담대 신청액은 3500억원대로 집계됐다. 이는 대책 규제 발표일 직전 주(6월 23~27일) 일평균 신청액(7400억 원대)보다 52.7% 감소한 수치다.
폭등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규제 발표 이후 한 풀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이 3일 발표한 6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43%)보다 0.40% 올랐다. 지난주(0.43% 상승)와 비교하면 오름폭이 다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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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부터 비대면 대출 영업을 재개한 은행권의 속내는 편하지만은 않다. /더팩트 DB |
이에 이번 주부터 비대면 대출 영업을 재개한 은행권의 속내는 편하지만은 않다. 은행들의 비대면 접수 재개가 가계대출 증가세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뱅킹 일부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7일 오전부터 재개했다. NH농협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을 오는 8일부터 다시 접수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부터 신용대출 재개했고 지난 2일부터는 지난달 28일 이전에 주택 계약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비대면 주담대 접수를 다시 받고 있다. 신한·하나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가계대출 대책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비대면 창구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업계에선 정부의 6·27 가계대출 관리 방안과 스트레스 DSR 3단계 등 이중 규제에 따른 본격적인 효과는 8월 이후부터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통상 주담대의 경우 은행 신청부터 집행까지 1~2개월의 시차가 발생해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시행중인 가계대출 부채 관리 방안 규제 시행 이후 실제 대출 실행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부동산 가격 변동, 가계 부채 증감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소통해 실효성있는 후속 대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복되는 대출 규제로 소비자 혼란과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부동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부동산 상승기에는 가계대출 관련 정책이 추가되는 것을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반복되는 대출 규제로 인한 소비자 혼란과 불편이 이어질 수 있어 이에 관한 조치도 동반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