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논란의 메지온과 함께 기부 실패했던 주식
김영식 여사 소유일 수도
메지온 사건 수사 검찰, 고려아연 주식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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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사진)와 김영식 여사가 LG복지재단에 현금 60억5000만원, 고려아연 주식 3200주를 기부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모친 김영식 여사가 고려아연 주식을 LG복지재단에 기부했다. 고려아연은 앞서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부정 거래 논란을 불러일으킨 메지온과 함께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던 주식이다.
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LG복지재단은 지난달 11일 이사회를 열고 구연경 대표와 김영식 여사가 기부한 보통 재산 수증의 건을 의결했다. 여기에서 보통 재산 규모는 현금 60억5000만원과 고려아연 주식 3200주 등 약 86억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 각각 기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LG복지재단은 "신규 사업 수행을 위한 재산 조성비 및 부대 비용 지출 용도"라며 "주식은 그 배당금을 신규 사업에 필요한 예산으로 활용하고, 향후 적절한 시점에 처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구연경 대표와 김영식 여사의 기부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기부 주식이 '고려아연'이라는 점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5월 LG복지재단 이사진이 구연경 대표의 기부 주식에 대해 '수증 보류'를 결정할 때 함께 언급된 회사다.
당시 구연경 대표는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로부터 메지온의 유상증자에 5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는 미공개 정보를 미리 입수, 이 호재성 정보를 이용해 메지온 주식 3만5990주(6억4992만원 상당)를 매수(자본시장법 위반)했다는 의심을 받았고, 논란이 일자 이를 무마하고자 LG복지재단에 메지온 주식을 기부하려고 시도했다. 재단 이사진에 의해 실패한 이후 구연경 대표가 메지온뿐만 아니라 15억원 규모의 고려아연 주식도 함께 기부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구연경 대표와 윤관 대표는 이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구연경·윤관 부부가 미공개 중요 정보를 통해 1억원(미실현 이익) 이상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부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주식과 해당 사건의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다. 그럼에도 구연경 대표의 고려아연 주식 취득 배경, 시기 등을 놓고 재계 안팎의 궁금증이 커진 이유는 고려아연 주식 또한 윤관 대표와 관련이 있어서다. 윤관 대표와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은 경기초 동문이다. 윤관 대표는 자신이 이끄는 BRV캐피탈과 에이알티코퍼레이션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 0.7%를 보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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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오른쪽)와 남편 윤관 BRV 대표가 지난 4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혐의와 관련한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윤관 대표는 지난해 11월 고려아연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경영권 분쟁과 장내 매수 경쟁 국면에서 주가가 크게 상승한 시점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구연경 대표도 고려아연 지분 8000주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했을 때 이번에 LG복지재단으로 들어온 고려아연 주식은 김영식 여사 소유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대로라며 윤관 대표와 아내 구연경 대표, 장모 김영식 여사가 각자 고려아연 주식을 보유해 왔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식 매입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메지온 주식 부정 거래 재판과 관련해 고려아연 주식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 열린 첫 재판을 통해 검찰이 메지온 외 고려아연 등 다른 주식 거래 기록까지 증거로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가 검찰에 증거 관련성 입증을 요청함에 따라 추후 법정에서 고려아연이 재차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LG복지재단 측은 구연경 대표와 김영식 여사의 기부 내용을 담은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현금액과 고려아연 주식 등 기부 내역이 적힌 부분을 검은색으로 블러 처리했다. 다만 해당 내용을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LG복지재단은 '구연경 대표의 메지온 주식 기부 시도 등 앞서 발생한 논란을 의식해 기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느냐'라는 <더팩트> 취재진 질문에 "기본 재산이 아닌 보통 재산의 건은 내역을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사용처 등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고, 아직 예산에 포함되지 않아 기부 내역을 밝히지 않은 것"이라며 "이번 기부는 문제 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