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 한 달 전 순위 달라
두산에너빌리티·NAVER·기아 'UP'
한화에어로·HD현대중공업·셀트리온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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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더팩트｜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삼천피'를 넘어 3100선에서 등락하는 기폭제가 된 새 정부 출범 이후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시가총액(시총) 상위권 순위도 함께 요동치고 있다. 시총 370조원대의 삼성전자와 200조원대에 육박한 SK하이닉스 등 부동의 1, 2위를 제외하면 모두 한 달 전과 다른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현대차, 삼성전자우, NAVER, 기아, 두산에너빌리티다. 4일 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과 현대차가 자리를 바꾸고 나머지는 동일한 순위에서 시총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4일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과 같은 순위에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당시 각각 6위, 9위, 10위를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셀트리온, HD현대중공업은 상위 10개 종목에서 빠졌다. 이들이 나간 자리에는 NAVER, 기아, 두산에너빌리티가 메우고 있다. 지난달 4일은 자본시장 활성화 공약에 무게를 둔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날로 코스피가 하루에만 2.66% 오르면서 2770선에 마감한 날이다.
새롭게 '톱10'에 진입한 NAVER, 기아, 두산에너빌리티 중에서는 한 달 새 두산에너빌리티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말 시총 38위에 그쳤으나 전날 기준 10위를 마크하고 있다. 시총은 지난해 10조원대에서 어느덧 40조원대를 바라보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강세는 새 정부 출범 이전까지 방산이나 원전, 해운, 조선 등 업종이 강세를 보일 때 대장주 역할을 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중공업 등에 밀려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지 못했을 때 급등세를 보인 종목이 전체 지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하자 오히려 추가 수급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고, 여전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테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비교적 하단에서 자리했던 두산에너빌리티가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미국 등 해외 원전 수주가 연이어 이어지면서 사업적 효과를 낸 것도 시총 순위 상승의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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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한 달 전인 지난달 4일 자신의 순위와 다른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더팩트 DB |
국내 인공지능(AI) 대장주로 꼽히는 NAVER는 AI 인프라 조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힘을 쏟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적 의지로 수혜를 받는 종목으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 초기 대통령실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을 맡은 하정우 수석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오른 한성숙 후보자가 모두 NAVER 출신인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더했다. 4일 발표를 앞둔 이재명 정부의 첫 추경안에서 연구개발(R&D) 예산 중 대부분을 인공지능(AI) 예산에 몰렸다는 전망도 향후 주가를 밝게 한다.
기아는 현대차와 함께 꾸준히 시총 순위 상위 10개사에 이름을 올리던 종목이나 2차전지와 함께 자동차 업종들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내렸다가 코스피 지수 상승에 다시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자동차는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무엇보다 미국발 상호관세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2~14위권에 머물던 2차전지 업종을 대변하는 POSCO홀딩스가 20위권까지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상위권 범위를 넓히면 밸류업 정책이나 증시 부양책에 따른 투심 회복에 금융, 보험, 증권, 은행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이 꾸준히 5~6위권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신한지주(14위), 삼성생명(20위), 하나금융지주(21위), 메리츠금융지주(26위), 삼성화재(27위) 등의 시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지속할수록 업종별 강세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인 지수 상승은 이어지는 와중에도 확 치고 올라가는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주 등 테마별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전·조선·방산업종의 수주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단기간에 밸류에이션이 팽창되다 보니 속도 조절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무게 중심이 여전히 부재한 가운데 기존 주도주와 정책 관련 업종으로 대외 불확실성 회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