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신 대표 취임 1년…실적 개선 성공
SMR 등 신사업 기대감에 주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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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L이앤씨가 박상신 대표이사 취임 이후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DL이앤씨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건설사들이 더 이상 집만 지으며 생존을 도모하긴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각 건설사 CEO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에 <더팩트>는 각 건설사들이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최근 수 년간 실적 부진을 겪은 DL이앤씨가 박상신 대표이사 취임 약 1년 만에 뚜렷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실 경영과 신성장 동력 확보 두 축을 중심으로 체질 전환과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962년생 박 대표는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하며 30년 넘게 건설업에 몸담았다. 삼호와 고려개발,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진흥기업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9년 대림산업 대표 시절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바 있다. 또 삼호에서는 경영혁신본부를 맡아 워크아웃 조기 졸업과 경영 정상화를 끌어내며 위기관리 전문가라는 평을 받는다.
박 대표는 올해도 건설업계가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현금 흐름' 중심 경영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든 사업추진은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된 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올해 실적 반등 본격화 예고
증권가에 따르면 DL이앤씨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9500억원, 영업이익 10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236% 급증한다. 이 수치대로라면 2022년 4분기(영업이익 1203억원) 이후 10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다시 넘게 된다.
원가율 개선이 실적 반등에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KB증권은 2분기 DL이앤씨의 매출 원가율을 88.3%로 추산했다. 1분기(89.3%)는 물론 전년 동기(91.9%)와 비교해도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 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효과가 컸다. DL이앤씨의 2분기 주택 원가율은 88.8%로 추산되는데, 1분기(90.7%)나 전년 동기(93.0%) 대비 크게 개선된 것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DL이앤씨가 소통해 온 '1분기 일시적 부진,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라는 경영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원가율 악화의 터널을 가장 빨리 빠져나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흐름 속 DL이앤씨는 일부 대형 건설사들의 신용 등급이 하락하는 상황에도 6년 연속 건설업종 최고 수준인 'AA-'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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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L이앤씨는 SMR, CM등 신사업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DL이앤씨 |
◆ SMR·에너지 등 신사업도 확대
박 대표는 DL이앤씨의 미래를 건설업에 국한하지 않고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는 미국의 전문 설계 업체 엑스에너지(X-energy)와 손잡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DL이앤씨는 2023년 이곳에 약 2000만달러(약 300억원)를 투자하며 고유의 설계 및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블루암모니아, 청정 수소, SAF(지속가능 항공유)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 전반으로의 확장을 선언하며, 2022년 설립한 자회사 카본코를 통해 해외 기술 라이선스 기반 프로젝트에도 진출 중이다. 또 SMR 사업과 접목한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SMR 가동 때 발생하는 600도 이상의 높은 열을 또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하는 것이다.
아울어 DL이앤씨는 최근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건설사업관리(CM) 사업 수주소식도 알리며, 미국·유럽 등 선진국 업체가 독식한 CM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CM은 프로젝트 전반적인 이해와 경험이 있어야 하는 기술집약적 업무다. DL이앤씨는 이 사업에서 CM을 맡아 2030년 8월까지 발주처를 대신해 설계·시공 등을 종합 관리한다. DL이앤씨는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해외 수주 경쟁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로 위협받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집약적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MR 시장 확대 수혜 기대감에 DL이앤씨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까지 3만원대를 맴돌았던 주가는 5월 말 5만원대를 뚫더니 한때 6만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KB증권은 DL이앤씨의 본업 실적 개선과 미국 SMR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며 최근 목표주가를 6만2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올렸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본업의 이익 창출력 개선 속 미국 SMR 시장 확대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DL이앤씨가 협력해오고 있는 SMR 기업 엑스에너지 프로젝트 진행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올해도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 위주로 수주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중장기적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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