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100년’ 인구주택총조사…올해 ‘가족돌봄시간’ ‘결혼 계획·의향’ 신규 조사한다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7-03 12:02:00

‘인구주택총조사’로 불리는 ‘센서스’가 올해 10~11월 실시된다.
센서스는 통계청이 5년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국가통계조사다.
1925년 처음 시작된 이후 올해 100주년을 맞는다.
센서스는 인구, 가구, 주택 등 우리 국민의 삶과 직결된 기초 정보와 함께 급변하는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조사 항목이 매번 새롭게 추가된다.
올해는 저출생·고령화 정책 수요를 감안해 ‘비혼동거’와 ‘가족돌봄시간’ 및 ‘가구 내 사용언어’와 같은 다문화 가구 관련 항목 등이 새롭게 반영됐다.
통계청은 특히 올해 행정자료를 적극 활용해 국민에게 질문하는 문항 수를 줄여 응답자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인구주택총조사’로 불리는 ‘센서스’가 10~11월 실시된다. 사진은 ‘베이비페어’에서 참관객들이 아기띠 등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통계청은 ‘2025 인구주택총조사’의 표본조사 항목을 전주기인 2020년과 동일한 총 55개 항목으로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우리나라의 센서스는 행정자료 기반으로 매년 실시하는 ‘등록센서스’와 대한민국 영토 20% 표본조사구 내 상주하는 모든 내·외국인과 이들의 거처를 파악하는 ‘현장조사’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5년 마다 돌아오는 표본조사의 해로 3만1000명의 인력이 약 500만가구를 대상으로 인터넷·전화·방문면접 등에 나선다.

올해 센서스는 결혼에 대한 인식, 가구형성의 다양화, 고령화, 다문화 등 급변하는 사회 현상을 측정하기 위해 신규 항목이 개발된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가족돌봄시간’, ‘결혼 계획·의향’이 반영됐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에 그치고,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만큼 저출생·고령화 정책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다문화 가구 및 외국인 대상 ‘가구 내 사용언어’와 ‘한국어 실력’, 임대주택 거주 가구 현황 파악을 위한 ‘임대주체’ 등이 신규 포함됐다.

통계청은 이와 함께 ‘가구주와의 관계’ 문항에 ‘비혼동거’ 범주를 추가해 결혼과 동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를 특정하고, 점차 다양해지는 가구 형태를 파악하기로 했다.

국민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응답자에게 직접 묻지 않고 행정자료 등으로 대체하는 항목이 2020년 10개에서 올해 13개로 확대된다.
그간 민감한 조사항목으로 지적됐던 ‘출산자녀 수’와 ‘자녀 출산 시기’는 행정자료로 대체된다.
통계청은 또 초혼 기준의 ‘혼인 연월’과 ‘출산자녀 수’ 중 ‘사망자녀 수’는 응답 부담과 자료 활용성을 고려해 조사 중지키로 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뉴스1

센서스 조사항목에는 국민 삶의 변화 모습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센서스가 첫 발을 뗀 1925년만 해도 조사항목은 성명, 성별, 출생연월 등 5개에 그쳤다.
1955년에는 한국전쟁 이후 부상자가 많던 시대상을 반영 ‘불구상태’가 조사항목에 들어갔고, 1966년에는 ‘출생아 중 생존아수’가 조사됐다.
삶의 질 개선에 발맞춰 1980년부터 수도권 인구 과밀화 관련 ‘통근통학’ 여부를 물었고, 거처항목 조사 항목에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포함됐다.
저출생이 본격화한 2005년부터는 ‘추가 계획 자녀 수’ 항목이 신설되기도 했다.

센서스가 중요한 건 인구, 가구, 주택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가 포함돼 국가 주요 정책 수립에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안정대책’, ‘인구구조변화 대응전략’, ‘에너지 기본계획’은 물론 ‘다문화 및 한부모 지원정책’과 같은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에도 사용된다.
대학·연구기관의 연구 및 민간 기업체의 경영 기초 자료로도 제공돼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한다.

올해는 응답 편의성도 한층 높아졌다.
모바일, 태블릿PC 등 다양한 조사기기별 화면 크기에 맞게 조사표가 설계됐고, 우즈베크어, 카자흐어 등을 추가해 외국어 조사표도 20종으로 확대됐다.
인터넷 및 전화조사는 10월22일부터 31일까지 실시되고, 방문면접조사는 11월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다.
방문면접조사 기간 중에라도 인터넷·전화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안형준 통계청 차장은 “올해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실시하는 대규모 표본조사(500만 가구 내외)로서 다양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 변화상을 파악하게 된다”면서 “바쁘시더라도 조사 목적과 취지를 충분히 이해해주시어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확한 응답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