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의혹에 고발건도 늘어나
피고발인 소환 조사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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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우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향한 고발장이 쌓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향한 고발장이 쌓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불법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한 시민단체들의 고발장이다. 그러나 여러 고발건에 대한 조사는 지지부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시민단체는 고강도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노 관장 등 노 전 대통령 일가와 관련해 접수된 고발건은 6건 이상이다. 시민단체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환수위)가 지난해 노 관장과 모친 김옥숙 여사를 범죄수익은닉처벌법 위반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했고, 이후 불법 비자금을 조성과 관련해 동생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을 추가 고발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일가의 횡령·배임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이뤄진 상태다. 노 관장과 노 이사장의 조세범처벌법 위반 내용은 국세청에도 사건이 접수됐다.
다른 단체인 5·18기념재단도 지난해 범죄수익은닉처벌법·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노 관장 등 노 전 대통령 일가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처럼 고발장이 쌓인 것은 비자금 논란이 점점 증폭되고 있는 양상과 무관치 않다. 시민단체는 지난해 노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노 관장 측이 제시한 '선경 300억' 메모를 근거로 "'노태우 비자금'의 존재를 스스로 인정했다"며 고발 조치에 나섰는데, 추후 은닉 자금이 동아시아문화센터 등으로 흘러 들어가 세탁되고, 이 자금이 불법 증여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일각에서는 아트센터 나비와 여러 법인을 통한 노 전 대통령 일가의 공금 유용 등의 의혹이 더해졌다.
고발이 이어진 또 다른 이유는 진상 규명 과정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민단체는 사정당국이 조사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 노 관장 등 당사자들은 '노태우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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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수위 관계자가 지난해 10월 노소영 관장과 김옥숙 여사를 고발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환수위 |
환수위의 여러 고발건에 대해 고발인 조사는 지난해 10월 단 한 차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마저도 피고발인 소환 조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5·18기념재단 고발 이후 한때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일가의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지만, 추후 이렇다 할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환수위는 "'노태우 비자금' 관련 검찰·국세청 고발건에 대한 조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사정당국이 계속 조사를 미룰 경우 법무부·대검찰청 등에 감사 요구를 비롯해 대통령 탄원 등 고강도 조사 촉구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환수위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 은닉 비자금 등 군사정권 과거사를 끝까지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제 국민의 염원인 군사정권 과거사 청산을 최우선으로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환수위는 전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공무원들을 검찰과 감사원에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아트센터 나비의 정부 보조금 부정 수령과 횡령 의혹과 관련해 직권 남용·직무 유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환수위에 따르면 아트센터 나비는 2019년 9억4104만원, 2020년 7억8197만원, 2021년 7억8978만원, 2022년 5억5469만원, 2023년 3억3785만원 등 5년간 약 34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그러나 지원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문체부 담당 부서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환수위는 "나비는 '박물관·미술관 진흥법'에 맞춰 보조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시는 수년간 고작 한 달 남짓만 하고 나머지 기간의 활동은 전무하다. 지원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며 "지원금은 인건비로 탕진한 것으로 보인다. 적자가 쌓이는 와중에도 인건비는 크게 줄지 않았는데, 급여 수령자가 노 관장 주변 관계자들이 아닐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