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100g에 4481원?”…소비자들 분통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6-28 05:00:00

미국산 소고기 가격 급등, 공급 요인에 기반한 구조적인 현상
사육 두수 70년만에 최저 수준…사료작물 생산 차질까지 겹쳐
호주산으로 수요 옮겨가…“관련 축산물 가격 연쇄적으로 올라”

최근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평년 대비 30% 이상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 육류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호주산 소고기뿐만 아니라 수입산과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산 소고기 가격 상승은 미국 내 가뭄과 사료비 인상 등으로 공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은 비교적 가격이 안정적인 호주산 소고기나 돼지고기로 구매를 전환하고 있다.
해당 육류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 100g당 전국 평균 소비자가격은 4481원(지난 24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961원) 대비 13.1%, 평년(3323원)보다는 무려 34.8% 오른 수치다.

대체재로 여겨지는 호주산 소고기(갈비·냉동)도 100g당 4408원을 기록했다.
전년(3923원)보다 12.4%, 평년(3512원) 대비 25.5%나 상승했다.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미국 내 소고기 생산 감소다.
올해 1월 기준 미국 내 소 사육 규모는 8720만두다.
195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이상기후로 인해 여름철 가뭄과 겨울철 한파가 반복되면서 목초지와 사료작물 재배지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023년에는 미국 전역의 60%가 가뭄재해 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소고기 가격 인상은 전반적인 축산물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 돼지고기(삼겹살·냉동)의 소비자가격은 100g당 1464원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평년 대비 약 4% 상승했다.
국내산 돼지고기(삼겹살·냉동)는 100g당 2750원으로 전년 대비 4.0%, 평년보다 4.5% 올랐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산 소고기 가격 급등은 공급 측 요인에 기반한 구조적인 현상”이라며 “미국 내 사육 두수가 7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수출 가능한 물량 자체가 줄어들었다.
이상기후로 인한 사료 작물 생산 차질까지 겹쳐 생산비도 함께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호주산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으로 수요를 옮기면서 관련 축산물 전반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호주산 소고기와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이러한 수요 전이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기후 변화와 가축 사육 환경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축산물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입 다변화 전략과 국내 축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