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마트 등 유통채널 매출 회복세인 반면 편의점만 역성장
GS25·CU, '초저가 전략' 등 노력에도 올해 실적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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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침체 장기화로 편의점업계 매출이 부진해지면서 국내 편의점 양대 산맥인 GS25와 CU의 올해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가던 편의점 업계가 최근 들어 뚜렷한 역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이 회복세를 타는 와중에도 편의점만 홀로 매출이 줄며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국내 편의점 양대 산맥인 GS25와 CU의 올해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백화점 매출은 2.3%,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각각 0.2%, 1.0%로도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보인 반면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유일하게 편의점만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편의점 업계는 지난 몇년 간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요 증가, 집 앞 소비 확대, 1인 가구 증가 등에 힘입어 '위기 속 승자'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편의점 소비도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특히 전국적으로 5만개가 넘는 점포 포화가 편의점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가 내부적으로 추정한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 2024년 말 기준으로 5만4852개로, 전년(5만4875개) 대비 감소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매년 1000개 이상씩 늘어나던 매장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점포 수가 줄어든 것 지난 1988년 편의점 산업이 도입된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왕국인 일본과 비교하면 인구는 일본이 두 배 많음에도 점포 수는 한국과 일본이 비슷하다"며 "편의점 포화로 경쟁은 치열한데 수요는 제한적이다 보니 점당 매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부진이 본격화되자 국내 편의점 양대산맥인 GS25와 CU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두 회사는 마트나 이커머스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최근 초저가 전략에 나서고 있다.
GS25는 즉석밥, 라면 등 매출이 높은 핵심 상품군 위주로 1000원 이하 상품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리얼소고기라면(550원), 리얼500바(500원), 1974우유200ML(980원) 등 초저가 PB 상품을 잇따라 출시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CU도 지난 1월 990원짜리 삼각김밥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초특가 990원 시리즈' 제품을 대폭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에도 시장에서는 올해 편의점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실적 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편의점 사업부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업황 부진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올해 연간으로도 이런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탓에 편의점 사업부의 실적 기여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연간 500~600개 점포 순증 목표도 크게 미달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또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와 마찬가지로 날씨의 영향으로 기존 점포의 신장이 부진하고 상품이익률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맹수수료율도 작년 2분기와 비슷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도 체질 개선 없이 생존하기 어려운 시점에 와 있다"며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없이는 앞으로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