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대한 하반기 낙관론이 월가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중동 분쟁 완화, 금리 인하 가능성,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산성 향상 및 인플레이션 둔화 등 이른바 '4대 모멘텀'이 시장을 지지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 증시를 짓눌렀던 관세 리스크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5일(현지시간) 열린 모닝스타 투자 콘퍼런스에서 "AI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올 하반기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날 S&P500 지수는 6092.16으로 마감하며 지난 2월 기록한 장중 최고치(6147.43)와 종가 기준 고점(6144.15)에 바짝 다가섰다.
그는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할 것"이라며 "관세는 미국 경제에 있어 지속적인 도전이 아닌 일회성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더 CIO는 또 "미국 경제는 재화보다 서비스 중심이기 때문에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작고,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이어갔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부터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 증시의 우호적인 흐름을 전망했다.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 역시 S&P500지수의 추가 상승을 내다봤다.
시겔 교수는 "지금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중동 휴전에 따른 지정학 리스크 완화,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AI를 통한 비용 절감과 생산성 개선, 금리 인하 기대감을 증시를 밀어 올릴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AI가 관세 부담을 흡수하며 인플레이션 공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관세 비용을 상쇄할 수 있으며, 이는 예상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S&P500지수 전망치를 낮췄던 주요 금융기관들도 최근 이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기존 5200에서 6000으로, 골드만삭스는 5900에서 6100으로 목표치를 높였으며, 도이체방크는 가장 낙관적인 6550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2025년 2분기까지 지수가 65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 둔화,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월가의 낙관론이 다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뱅킴 차다 도이체방크 글로벌 수석전략가는 "관세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이 줄었다"며 실효 관세율 하락을 목표치 상향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경제 매체 배런스는 "S&P500이 최고점 부근까지 오른 것은 사실이나, 밸류에이션 부담과 함께 세부 산업·기업의 실적 개선 없이는 추가 랠리에 한계가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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