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우선매수권·사전동의권 놓고 센트로이드와 충돌
법적 분쟁 불가피…테일러메이드 매각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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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놓고 경영권을 가진 사모펀드 센트로이드와 전략적 투자자인 F&F 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F&F 강남 신사옥 전경. /F&F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글로벌 3대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놓고 경영권을 가진 사모펀드 센트로이드와 전략적 투자자인 F&F 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매각 반대에 나선 F&F는 센트로이드와의 법적 공방까지 예고하며 테일러메이드 인수 의지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현재 F&F가 주장하는 '사전동의권', '우선매수권' 등을 놓고 센트로이드와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테일러메이드 매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최근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하고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 및 전략적 투자자(SI)들에게 티저레터를 보내며 경영권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나 여기에 테일러메이드 최대 출자자인 F&F가 제동을 걸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F&F는 지난 24일 테일러메이드 인수 계획을 공식화하며 센트로이드 결정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F&F 측은 "처음부터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전제로 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이고 이러한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F&F는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공을 들여왔다. 테일러메이드 인수 우선협상권을 따낸 센트로이드가 조성한 펀드에 F&F는 총 558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출자했다.
당시 F&F는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전제로 투자를 확약하고 실행하면서 '사전동의권'과 '우선매수권' 등 핵심 권리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테일러메이드의 인수를 달성하기 위한 계약상 장치였다는 것이 F&F의 주장이다. F&F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센트로이드가 F&F의 동의 없이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진행 중"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센트로이드는 사전동의권의 범위 안에 '매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매각 권한은 센트로이드에 있고 F&F는 이를 저지할 법적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F&F가 주장하는 '사전동의권'과 '우선매수권'의 효력이 이번 분쟁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측이 이처럼 테일러메이드를 놓고 갈등하는 이유는 불경기 속에서도 테일러메이드가 성장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골프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도 테일러메이드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075억원, 영업이익은 1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무려 258% 급증했다.
이렇다보니 센트로이드는 지금을 테일러메이드 매각 적기로 보는 상황이다. 2021년 당시 테일러메이드를 약 17억달러(한화 약 2조1000억원)에 인수한 센트로이드는 현재 매각가로 5조원 수준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F도 테일러메이드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 라이센스 브랜드 중심의 사업 성장세가 더뎌지면서 신성장동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과 중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 F&F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8960억원, 영업이익 45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2%, 18.3% 감소한 수치다.
F&F보다 먼저 3대 골프 브랜드 중 하나인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경쟁사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지난 2016년 아쿠쉬네트를 자회사로 편입한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4조268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늘었고 영업이익은 21.3% 증가한 3681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어려운 패션 업황 속에서 골프사업의 유무가 F&F와 휠라홀딩스의 실적을 가른 것으로 나타나자 테일러메이드에 대한 F&F의 욕심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일러메이드가 매각되더라도 2021년 인수 금액보다는 비싸게 팔릴 수 밖에 없어 F&F에 손해는 아닐 것"이라며 "다만 F&F는 차익 실현보다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통한 장기 전략에 관심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센트로이드와 F&F의 분쟁이 공식화된 만큼 테일러메이드 매각 작업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F&F 관계자는 "계약 및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해 센트로이드에 책임을 묻겠다"며 "당사의 최초 투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