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비중↑…국내 브랜드 입지 다져야
올해 1분기 미스트 제품 매출 51%…의존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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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가 지난 4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진행된 IPO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문화영 기자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코스피에 화려하게 입성한 뷰티 브랜드 달바글로벌이 상장 한 달 만에 주가 164% 급등, 시가총액 1조6000억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승무원 미스트'로 불리는 주력 제품의 글로벌 흥행, 해외 매출 급증, 신사업 확장 기대감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 이면에는 락업 해제(오버행), 국내 영향력 부진, 사업 구조적 한계 등 리스크가 있어 화려한 성적표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지난해 매출 3091억원, 영업이익은 5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4%, 84% 증가한 수치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주가도 상승세다. 상장 첫 날 공모가 6만6300원으로 시작했으나 지난 23일 오전 10시 기준 18만2900원까지 치솟으며 한 달 만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도 8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두 배 뛰었다.
다만 이같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달바글로벌은 지난 22일부로 전체 주식의 19%인 229만주 락업해제를 맞았다. 이는 전체 유통주식의 60%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FI(재무적 투자자)들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단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달바글로벌에 투자한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주식 19만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하는 등 상장 직후 일부 FI가 지분 매각에 나섰다. 아울러 1개월 락업 해제에 이어 3개월, 6개월 추가 해제 물량도 예정돼 있어 오버행 부담이 남아있기에 신고가 경신에 안심할 수 만은 없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상장 직후 보호예수 미확약 물량이 약 32.7%에 달했으나 주가가 단기간 내에 크게 상승했다"며 "현재 기존 주요 투자자와 국내외 주요 롱텀 기관 투자자 간의 블록딜을 주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가 안정성을 제고하고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반성연 대표 지분율은 약 16%에 불과해 코스피 상장사 평균 대비 낮은 편이다. FI 중심의 주주구조는 경영권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FI는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대규모 지분 매각 시 경영권 영향력 약화, 주주 간 분쟁, 전략적 의사결정의 불확실성 등 오너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달바글로벌은 국내보다 해외 사업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2023년 3분기 20%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56%까지 뛰었다. 달바글로벌은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해 올해 2월 미국 법인을 설립했으며 올해 4분기 캐나다와 스페인 코스트코 입점을 앞두고 있다.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는 지난 4월 30일 진행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이후에도 글로벌 브랜드 파워 강화와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해 프리미엄 비건 뷰티를 넘어 글로벌 '슈퍼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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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대표가 달바 뷰티 디바이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화영 기자 |
달바글로벌은 오는 2028년까지 매출 1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은 더욱 쪼그라들 전망이다. 지난 2023년 전체 매출에서 국내 비중은 80%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44%로 급감했다. 올리브영,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국내 유통채널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나 글로벌 확장에 비해 국내 브랜드 파워와 시장 점유율 확대는 과제로 남아있다.
아울러 주력 상품인 '미스트' 의존도가 높고 건기식과 뷰티 디바이스는 전체 제품의 1%도 안 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슈퍼 브랜드'로의 도약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지난해 미스트 제품 매출이 전체의 54%를 차지하고 선케어(17%), 크림(10%), 마스크팩(6%) 등이다. 올해 1분기 역시 미스트 제품의 매출 비중은 51%다. 단일 제품 집중도가 높을 경우 신제품 흥행 실패나 소비 트렌드 변화 시 성장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해외 매출에 힘쓰고 있지만 각국의 규제, 관세, 환율, 현지화 등 복합 리스크도 도사리고 있다. 러시아, 일본 북미 등 일부 국가에 매출이 쏠려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에도 취약하다. 글로벌 매출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지난 2023년 132%에서 지난해 218%로 가속화되고 있어 공급망 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차질 등도 생산·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달바글로벌은 화장품 제조를 OEM(주문자위탁생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주요 협력사인 한국콜마, 비앤비코리아의 생산 차질 시 공급망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앞서 반 대표는 "관세는 한국콜마를 통해 생산을 검토한 상황이며 관세 부과가 미국 공장으로 옮길 만큼 더 나은지에 대해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유통 벤더사에 의존하기보다는 현지 판매 및 마케팅 전략을 직접 기획 및 운영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각국의 규제 등 외부 변수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특정 국가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포트폴리오의 분산 및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프리미엄화, 비건·클린 뷰티 트렌드에 힘입어 달바글로벌의 글로벌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단일 제품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수출 리스크를 줄이는 등이 수반돼야 'K-뷰티 시장의 신흥 강자'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