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급감에도 K-조선 'LNG 방패'…하반기도 버틸까더팩트 기사제공: 2025-06-20 10:48:02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조선업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글로벌 선박 발주 감소세에도 국내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하반기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이후 대규모 수주한 물량이 본격 인도되며 실적을 지지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도 LNG 수요 확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조선업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할 전망이다. KIET는 "생산량은 증가하고 높은 수준의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과 수출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확대를 주도하는 핵심 선종으로는 LNG운반선이 꼽힌다. LNG운반선은 단일 선종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영역이다.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 초저온으로 액화해 운반하는 고난도 기술력이 요구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선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LNG선 척당 선가는 2021년 1억8900만달러에서 올해 5월 기준 2억5500만달러(약 3500억원)까지 상승했다.

생산 측면에서도 국내 조선소들은 안정화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조선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으며 하반기까지 연간 5% 수준의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인력 확보와 숙련도 향상이 생산성 회복에 기여하고 있고 LNG 화물창 장비·친환경 엔진·고부가 기자재 수출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쇄빙 LNG운반선 분야에서 세계 최다 건조 실적(21척)을 보유하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해상 부유식 액화설비(FLNG) 분야에서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제 1도크. /한화오션

장기적인 LNG 수요 확대 전망도 조선업계에 긍정적이다. 프랑스 선박중개기관 BRS는 2034년까지 연평균 5%씩 LNG 수요가 증가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10년간 최소 243척의 신규 LNG운반선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후 선박 교체 수요까지 포함하면 400척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에너지 안보 이슈 확대, 북미·유럽의 추가 LNG 개발 프로젝트, 아시아 전력 수요 확대 등이 시장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각자 특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쇄빙 LNG운반선 분야에서 세계 최다 건조 실적(21척)을 보유하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해상 부유식 액화설비(FLNG) 분야에서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다. HD현대는 LNG 벙커링선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30%를 확보하며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다만 일부 리스크도 있다. 최근 수년간 집중된 발주 물량의 순차 인도로 상당한 규모의 선박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프로젝트 일정 지연이나 글로벌 교역 둔화 등이 발생할 경우 신규 대형 발주가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의 고관세 확대가 우리 수출 전반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조선사의 추격도 여전히 경계해야 할 변수다. 중국은 기술력을 끌어올리며 일부 고부가 선종까지 확대하고 있으나, LNG선 분야에서는 여전히 한국이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기준 한국의 LNG선 수주 비중은 62%, 중국은 38% 수준인데, 중국 물량 상당수는 자국 해운사 발주가 차지했다는 평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확보한 수주잔량 덕분에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도크 가동률과 수출 실적이 유지될 것"이라며 "시장 변화에 대응해 기술 기반 고부가 선종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