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수소차=미래? 이젠 패밀리카"…7년 만에 돌아온 '디 올 뉴 넥쏘'더팩트 기사제공: 2025-06-20 08:36:02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을 출발해 인천 영종도의 한 카페까지 왕복 주행하며 신형 넥쏘를 직접 몰아봤다. 고속도로와 도심, 국도 등 다양한 환경이 포함된 약 110㎞ 구간이었다. /현대자동차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기술 주도형으로 평가받던 수소차가 이제 패밀리카로 일상 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가 7년 만에 완전변경으로 내놓은 '디 올 뉴 넥쏘'는 부드러워진 주행감과 넉넉한 공간, 강화된 상품성으로 패밀리카 시장까지 겨냥하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을 출발해 인천 영종도의 한 카페까지 왕복 주행하며 신형 넥쏘를 직접 몰아봤다. 고속도로와 도심, 국도 등 다양한 환경이 포함된 약 110㎞ 구간이었다.

출발 직후부터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부드럽고 민첩하게 속도가 오른다. 전기차 특유의 토크감은 그대로지만, 거친 튀어 오름은 없다.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일 때도 감속이 자연스럽다. 저속이든 고속이든 '꿀렁거림' 없이 일관된 승차감이 이어졌다.

대시보드와 센터콘솔 곳곳에 매트한 질감의 마감재를 적용해 부드러운 촉감을 살렸고, 공조 패널 역시 매트한 소재로 터치할 때마다 지문이 잘 남지 않아 조작감이 쾌적하다. /황지향 기자

스포츠 모드에선 페달이 한층 가벼워지며 응답성이 더욱 경쾌해진다. 속도계 바늘이 빠르게 올라가며 운전 재미를 더한다. 출력은 기존 대비 15% 향상돼 발진 성능은 7.8초까지 단축됐다. 패밀리카 감성에 고성능까지 가미된 셈이다. 돌아오는 구간 49.8㎞를 주행하는 동안 연비는 91.4㎞/㎏을 기록, 파워트레인 개선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정숙성은 강화된 모습이다. 공기 공급 소음기 구조를 새로 설계하고 흡차음재를 확대 적용해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바깥 소음이 거의 없다.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의 프리미엄 오디오는 풍부한 사운드로 정숙성을 더 부각시킨다.

실내 마감도 고급스러워졌다. 대시보드와 센터콘솔 곳곳에 매트한 질감의 마감재를 적용해 부드러운 촉감을 살렸고, 공조 패널 역시 매트한 소재로 터치할 때마다 지문이 잘 남지 않아 조작감이 쾌적하다. 상단 헤드라이너는 스웨이드 소재로 마감돼 고급감을 높였고, 스티어링 휠도 장시간 주행에도 산뜻한 그립감을 유지한다.

1열 시트백을 슬림하게 설계해 2열 무릎 공간을 41㎜ 늘렸고, 등받이 리클라이닝 각도도 기존 23도에서 최대 37도까지 확대됐다. /현대자동차

실내 공간 활용성도 눈에 띈다. 1열 시트백을 슬림하게 설계해 2열 무릎 공간을 41㎜ 늘렸고, 등받이 리클라이닝 각도도 기존 23도에서 최대 37도까지 확대됐다. 실제로 2열에 앉아보면 등받이가 넉넉히 젖혀진 상태에서도 무릎과 머리 공간 모두 충분한 여유가 느껴진다. 뒷좌석 승하차가 편리하도록 도어 구조도 개선됐다. 적재 공간은 기존보다 49ℓ 넓어진 510ℓ로, 골프백 4세트 적재가 가능하다. 유아용 카시트 설치, 대형 짐 적재, 가족 캠핑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새 연료전지 스택은 출력이 16% 향상됐고, 모터 출력은 기존 113㎾에서 150㎾로 33% 증가했다. 감속기까지 일체형으로 통합한 '3-in-1 전동화 시스템' 적용으로 파워트레인이 컴팩트해지면서 실내 공간 확보에도 기여했다. 주행거리는 1회 충전 기준 720㎞까지 늘어났다. 수소 저장량 증대와 전비 개선이 복합적으로 이뤄진 결과다.

적재 공간은 기존보다 49ℓ 넓어진 510ℓ로, 골프백 4세트 적재가 가능하다. 유아용 카시트 설치, 대형 짐 적재, 가족 캠핑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황지향 기자

겨울철 저온 시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이 스스로 스택을 관리하는 '웨이크업 기능'도 새롭게 탑재됐다. 이 밖에 실내외 V2L(차량 외부 전력공급), 수소전기차 전용 루트플래너, 듀얼 무선충전 시스템 등도 적용돼 캠핑·차박 등 다양한 활용도를 높였다.

아쉬운 부분도 남았다. 노면의 미세한 진동이 의외로 실내로 전해졌고, 암레스트 하단에 위치한 무선충전패드는 햇빛과 충전 발열이 겹칠 경우 스마트폰이 고온 경고를 띄워 실사용에서 불편이 있었다.

(왼쪽부터) 전성배 전동화시스템설계팀 책임연구원, 이조영 수소전기차성능시험팀 책임연구원, 정재권 FC제어개발1팀 책임연구원, 이재훈 MLV총합시험팀 책임연구원, 정현준 MLV프로젝트2팀 연구원, 김호중 MLV프로젝트2팀 책임연구원, 박훈우 FC시스템설계1팀 책임연구원.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넥쏘를 단순한 친환경 모델이 아니라 수소사회의 상징적 모델로 정의한다. 1998년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시작한 이후 27년간 수소 기술에 매진해 온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 FCEV를 시작으로 2018년 넥쏘 1세대를 선보이며 수소차 대중화의 기반을 다져왔다.

이철민 국내마케팅실장은 시승에 앞서 열린 테크토크에서 "넥쏘는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미래세대를 위한 사명감으로 개발한 차량"이라며 "주행감, 공간성, 상품성 전반에서 진보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준 MLV프로젝트2팀 연구원은 "넥소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패밀리카나 레저 활동으로서의 활용에도 손색 없도록 기존 넥소만의 하이테크함을 강화하는 동시에 편리함과 편안함 또한 극대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디 올 뉴 넥쏘의 트림별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기준 △익스클루시브 7644만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7928만원 △프레스티지 8345만원이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 2250만원과 지자체별 보조금 700만~1500만원 수준을 모두 적용받을 경우 시작가 기준으로 최대 약 3894만원까지 실구매가가 낮아질 수 있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