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투자조합 등 국내 종속기업 55개사 중 25개사 적자 '시름'
'매출 1만원 미만' 자본잠식도 3곳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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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증권이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키움증권의 종속기업들이 무더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한림 기자] 키움증권의 자산을 활용해 투자조합, 수익증권, 대출채권 부동산대출 등을 다루는 종속기업 중 절반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종속 펀드나 투자사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이 1만원도 되지 않는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도 3곳이나 집계돼 투자자와 주주 우려를 높이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키움증권이 보유한 종속기업 중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저축은행,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프라이빗에쿼티 등 자회사와 해외 법인 및 펀드 등을 제외한 종속기업 55개사 중 25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손실이 가장 큰 곳은 케이에프에이치이공일이 유동화전문 유한회사 외 29개 유동화SPC로 매출 210억7095만1000원을 내는 동안 분기손실 154억7729만2000원을 기록했다.
케이에프에이치이공일이 유동화전문 유한회사 외 29개 유동화SPC는 지난 2020년 12월 29일부터 올해 1분기까지 결성된 유동화전문 유한회사 29개를 묶은 구조화기업이다. 키움증권으로부터 차입이나 대출채권 등 매입확약을 체결한 유동화증권(ABCP)을 발행해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 등을 취급하는 활동을 맡는다. 키움증권의 자산을 이전받아 증권을 발행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했으나 손실이 나고 있다면,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원금 대비 손실이 높다는 해석이다.
급기야 매출이 1만원도 나오지 않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인 종속기업도 3곳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투자조합으로, 키움증권이 벤처기업이나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해 성장을 지원하고 투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결성됐다. 미래를 내다보고 베팅한 지원이 매출도 내지 못하고 손실만 이어지고 있다는 셈이다.
건전성 지표가 가장 심각한 곳은 글로벌강소기업키움엠엔에이전략 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합자회사로 1분기 728만5000원의 분기손실을 내면서 매출을 단 1원도 내지 못했다. 글로벌강소기업키움엠엔에이전략 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합자회사의 키움증권 지분율은 20%에 불과하지만 키움증권이 재무·영업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종속기업으로 분류된다.
키움시리우스 사모투자합자회사와 키움크리스 제일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각각 1분기에 매출 3000원, 8000원에 그쳤다. 키움증권이 보유한 두 회사 지분은 각각 70.06%, 94.41%로 사실상 지배회사다. 역시 각각 분기손실 17억3208만6000원, 463만1000원을 기록했다.
또한 두 투자조합은 지난해 연간 지표보다 올해 1분기 건전성이 더욱 악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키움시리우스 사모투자합자회사는 지난해 매출 7144만8000원을 내면서 연간손실을 69억1123만7000원을 기록했고 키움크리스 제일호 사모투자합자회사도 같은 기간 매출 6억9247만2000원, 손실 20억6173만1000원으로 손실이 매출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런 투자조합이 올해 1분기 매출마저 내지 못하는 합자회사로 전락했으니 건전성 우려는 심각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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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증권이 최대주주이거나 재무나 영업정책을 결정할 수 있어 종속기업으로 분류된 투자조합, 수익증권, 대출채권 등을 운용하는 종속 펀드와 투자사들이 1분기 대거 손실을 내면서 모회사의 재무 건전성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팩트 DB |
전통적인 리테일 명가로 불리는 키움증권은 매출의 대부분을 수수료 부문에서 충당한다. 이에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전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8.47% 오른 3조6600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측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며 높은 영업수익을 기록한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뒷걸음질 쳤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2% 내린 3255억원, 같은 기간 순이익은 3.77% 줄어든 2356억원에 그쳤다.
키움증권은 이익 감소 원인에 대해 지난해 1분기 1303억원에서 올해 1분기 1594억원으로 22.3% 늘어난 판관비 증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판관비는 급여(퇴직금 포함), 복리후생비, 전산운용비, 광고선전비, 공과금 등 기타 업무에 소비되는 각종 비용 지출을 의미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종속기업들에 대한 무더기 적자가 연결기준 이익 감소의 원인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종속펀드나 투자사의 실적이 견조했다면 판관비로 소모될 비용 부담이 줄고 재무 건전성 지표 역시 더욱 높았을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상위권 대형사 중에서 유일하게 수익이 감소한 증권사다. 1분기 구조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수합병(M&A), 채권발행시장(DMC), 주식발행시장(ECM) 등을 합산한 기업금융(IB) 부문 수수료 수익에서 지난해 1분기 544억원보다 4.77% 오른 570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으나, 부분적으로 같은 사업을 다루고 있는 종속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키움저축은행, 키움YES저축은행, 키움프라이빗에쿼티 등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자회사의 실적 악화 해소도 과제로 꼽힌다"고 말했다.
종속기업의 수익성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키움증권은 답변을 삼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