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회장, '3자 합의 위반' 이유로 장남 상대 주식반환소송
남매 갈등이 부자 갈등으로 확산...지분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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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건물. 상단 왼쪽부터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문화영 기자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콜마그룹 내 가족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을 놓고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분쟁 중인 가운데 창업주이자 부친인 윤동한 회장이 장남인 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반환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윤 부회장에게 부담부 증여한 주식을 돌려받기 위한 조치다.
윤 회장 측에 따르면 윤 회장과 윤상현 부회장, 윤여원 사장은 지난 2018년 9월 지배구조와 관련해 3자간 경영합의를 체결했다. 합의안에는 윤 부회장에게 한국콜마와 지주사 콜마홀딩스 경영을 맡기고, 윤 사장에게는 콜마BNH 경영을 맡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윤 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업경영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원 혹은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조건으로 윤 회장은 아들 윤 부회장에게 2019년 12월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를 증여했다. 이를 통해 윤 부회장은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 1793만8966주 중 542만6476주를 보유한 최대주주(30.25%)에 올랐고 지난 2024년 5월 2일 콜마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러나 지난 4월 25일 콜마홀딩스가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 임시주총을 열어달라는 주주제안에 나섰고 콜마비앤에이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남매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윤 부회장 측은 콜마비앤에이치의 건기식 사업이 부진해 소액주주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이사회 개편과 대표이사 교체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동생 윤 사장 측은 "지주사가 자회사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갈등이 격해지자 부친인 윤 회장이 중재에 나섰으나 윤 부회장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자 결국 법적 조처를 통한 초강수를 뒀다.
윤 회장 측은 "창업주의 거듭된 중재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윤 부회장이 이에 응하지 않아 더 이상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경영질서와 창업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윤 부회장의 행보에 창업주로서 깊은 배신감과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소송은 윤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서 권한을 남용해 합의된 승계구조의 일방적 변경 시도에 따른 조치"라며 "윤 회장이 이러한 행태를 알았다면 해당 주식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며 대상 주식은 즉시 반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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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건물. /문화영 기자 |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 소집 관련 소송에 윤동한 회장의 주식 반환 청구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이중으로 법정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업계에서는 두 건의 소송이 얽히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대전지법이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할 경우 콜마홀딩스 뜻에 따라 이사진 등을 교체해 윤여원 사장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는 지분 44.6%를 갖고 있는 콜마홀딩스이고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을 31.75% 보유하고 있다. 윤여원 대표의 콜마비앤에이치 지분율은 7.72%에 불과하다.
다만 윤 회장의 주식 반환 청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윤상현 부회장의 최대주주 지위는 흔들릴 수 있다. 윤 부회장이 패소할 경우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 즉 지분 12.82%가 윤 회장에게 넘어가 지분율은 18.93%로 낮아진다.
윤 부회장 측에서는 부친의 주식 반환 청구 소송과 관련에 아직까지 별도의 입장이 없는 상황이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윤 회장의 소송 제기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콜마홀딩스의 경영권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콜마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3330원(27.14%) 오른 1만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