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7.3 [사진=연합뉴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은 이재명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만남이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바티칸에서 휴가차 귀국한 유 추기경은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가능하면 올해 중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님을 만나 뵙기를 바란다는 뜻을 조심스럽게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적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실에서 교황청으로 전달한 친서에는 가까운 시일 내 교황과의 만남을 희망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그 ‘가까운 시일’을 올해로 해석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 출신인 만큼 북미 관계나 한반도 평화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다”며 “이분이 남북 관계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를에 교황이 방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WYD에 관해 △남북 평화 △순교의 역사 △K-팝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 주목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거 12·3 비상계엄 조치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관계자들이 놀라워했던 반응을 언급하며 “그때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유 추기경은 성직자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레오 14세 교황과 업무적으로 자주 접촉했으며, 당시 레오 14세가 같은 건물 아랫층에 거주해 개인적인 친분도 쌓았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층간 소음을 걱정하자, 교황께서 ‘한국은 방에서 신발을 벗지 않느냐. 편하게 쿵쿵거리라’며 웃으며 답하셨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교황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시카고 관구 소속이다.
이에 대해선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들은 그를 국적으로 보지 않고 선교사로 받아들였다”며 “페루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20년간 활동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 추기경은 새 한국인 추기경 임명 여부에 대해 “올해 말 적절한 시기에 (레오 14세 교황이) 새로운 추기경을 임명하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김다이 기자 day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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