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유럽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서영해와 관련한 자료가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영해(본명 서희수)는 일제강점기 유럽에서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1929년 프랑스 파리에 설립한 고려통신사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 특파원 등으로 활동하며 유럽 각국에 일제의 침략상을 고발했다.
등록된 자료는 고려통신사의 독립 선전 활동을 보여주는 고려통신사 관련 문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과 주고받은 서신과 통신문, 서영해가 쓴 소설·수필·기사 등 각종 저술 자료, 유품 타자기 등이다.
국가유산청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일원으로 한국 독립을 위해 수행했던 외교 활동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이날 '두덕이 시인의 환멸', '이영녀', '난파', '산돼지' 등 김우진의 희곡 친필원고 네 편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예고했다.
한 달간 각계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등록할 예정이다.
'두덕이 시인의 환멸'은 식민지 시대에 자기모순에 빠진 개화 지식인을 신랄하게 비판한 풍자극이다.
'이영녀'는 식민지 조선 하층 여성의 고단한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1910년대 일본 신파극이나 1920년대 신극과 확연하게 구별된다.
'난파'는 전통과 근대라는 상반된 가치관이 충돌하는 과정을 담아낸 희곡으로, 서구(독일)의 표현주의를 수용해 재창조했다고 평가받는다.
'산돼지'는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무기력한 자아의 생명력 회복을 다룬다.
자연주의, 상징주의, 표현주의 등 다양한 기법이 차용돼 지금도 회자된다.
국가유산청은 "1910~1920년대 일본 신파극이 지배하던 시기와 결별하고 서구 근대극을 주체적으로 수용한 작품들"이라며 "식민지의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며 근대극의 새 시대를 열어 언어사, 생활사, 문화사, 사회사, 경제사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자료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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