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송광사에서 전해 내려오는 경패(經牌)를 국보로 승격하는 방안이 보류됐다.
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국보 지정 예고 안건을 심의했다.
위원들은 학계 연구 등을 통해 제작 시대 등이 규명될 때까지 의결을 보류하기로 했다.
경패가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등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패는 상아와 나무를 정교하게 조각한 불교 공예품이다.
불경을 넣은 상자에 경전 이름을 기록한 뒤 표찰처럼 매달아 썼다.
어떤 경전이 있는지 알기 쉽게 표시한 '꼬리표'라고 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순천 송광사에 있는 경패는 마흔세 점이다.
열 점은 상아, 서른세 점은 나무로 각각 제작됐다.
조각의 정교함이나 수법이 뛰어나고 불교 경전 연구는 물론 조각·공예사적 가치가 커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016년 말 이 경패를 국보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국가유산포털에는 "조각 수법으로 보아 고려 시대의 작품으로 짐작된다"라고만 설명돼 있다.
구체적인 시기나 제작 장소 등은 언급돼 있지 않다.
국가유산청과 문화유산위원회는 추후 연구를 진행하고 국보 지정 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되려면 인류문화 관점에서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물다고 판단돼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보 수는 361건, 보물 수는 2420건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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