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Glow Up' 이어 'Deja Vu'로 청정 에너지 선사
세이마이네임, 'ShaLala' 다음 싱글 'iLy'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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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센느(위)와 세이마이네임이 청정한 에너지를 담은 음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더뮤즈, 인코드 |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자극적인 요소를 걷어낸 '이지리스닝'이 가요계를 휩쓸고 간 가운데 그 흐름 속에서 조금은 다른 결의 음악으로 대중의 마음을 파고드는 걸그룹이 있다. 리센느(RESCENE)와 세이마이네임(SAY MY NAME)이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이유 없이 마음이 몽글해지고 설레는 '맑은 날씨'가 떠오른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쏟아진 가운데 높은 인기를 얻으며 대중에 각인된 팀들은 손에 꼽는다. 그들 중 거의 대부분은 대형 기획사 출신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차례로 데뷔한 리센느와 세이마이네임은 중소기획사 출신임에도 본인들만의 뚜렷하고 차별화한 색깔로 본인들만의 확고한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룹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 그걸 담아내는 음악 그리고 그걸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비주얼이다. 리센느와 세이마이네임은 그 모든 게 맑다. 지난해 데뷔 때부터 청량함을 앞세운 두 팀은 특히 올해 발매한 앨범들로 그 색깔을 더 하얗고 푸르르게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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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센느는 지난 2월 'Glow Up'으로 맑고 깨끗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사랑을 받은 데 이어 최근 'Deja Vu'로 '비 온 뒤 머무는 풀향' 같은 청정 매력을 선사했다. /더뮤즈 |
리센느(원이 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는 지난해 3월 '향을 통해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프루스트 효과(Proust Effect)를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음악적 영역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향성을 갖고 첫발을 뗐다. 데뷔 싱글 타이틀곡 'UhUh(우우)'와 미니 1집 타이틀곡 'LOVE ATTACK(러브 어택)'은 각각 플로럴(Floral)과 앰버그리스(ambergris) 향이었다.
큰 차별점이 없었던 'UhUh'를 지나 순수함과 청량함을 담은 'LOVE ATTACK'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리센느는 지난 2월 발매한 미니 2집 'Glow Up(글로우 업)'에서 아예 비누 향을 내세워 더 맑고 깨끗한 느낌을 강조했다. 리센느는 "맑은 향기가 살랑 불어와"라는 타이틀곡 'Glow Up' 가사처럼 잔잔하지만 기분 좋게 스며드는 기운을 전해줬다.
지난 7월 2일 발매한 싱글 2집 'Dearest(디어리스트)' 타이틀곡 'Deja Vu(데자뷔)'는 그 연장선에서 리센느의 매력을 강화한다. 곡 구성과 전개가 좀 더 다이내믹해져 멤버들의 보컬 역량이 더 잘 드러나고 박진감 넘치지만 그 안에 빼곡히 맑은 기운이 스며들었다. 음율과 가사 그리고 보컬이 조화를 이뤄 '비 온 뒤 머무는 풀향'을 은은하게 뿌린다.
뮤직비디오는 멋을 내지 않은 단정한 교복을 입은 멤버들의 추억 일기장 같은 구성이라 리센느의 매력을 더 잘 드러낸다. 이를 통해 햇살 젖은 바람 사이로 스며든 향기, 낙서로 남겨진 비밀, 바람결에 실려오는 목소리, 손때 묻은 페이지와 같은 추억의 장면들이 눈과 귀를 타고 흘러 들어가 이내 마음을 간지럽히고 설레게 한다.
리센느는 본인들만의 색깔을 구축하면서 빠르게 팬덤을 쌓고 있다. 'Dearest'는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약 9장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인 두 번째 미니 앨범 'Glow Up'의 2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대형 기획사 신인들이야 20~30만 장을 팔아치우지만 중소 아이돌이 10만 장에 가까운 초동 판매량을 기록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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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이마이네임의 전작 'ShaLala'는 과장되지 않게 진솔하고 순수하게 꿈을 표현한 가사, 굳이 과격하지 않아도 에너지 충만한 퍼포먼스가 더해져 듣는 이들을 적당히 들뜨게 만들었다. 이들은 8월 1일 새 싱글로 돌아온다. /인코드 |
세이마이네임(히토미 메이 카니 도희 준휘 소하 승주 슈이)도 리센느 못지 않게 맑다. 지난해 10월 발매한 데뷔 미니 앨범 타이틀곡 'WaveWay(웨이브웨이)' 때도 맑은 느낌이 있었지만 그보다 상큼하고 통통 튀는 쪽에 가까웠다. 그러다 지난 3월 발매한 미니 2집 타이틀곡 'ShaLala(샤랄라)'에서는 구름 한 점 없는 청정 에너지를 선사했다.
'ShaLala'는 듣는 순간 미세먼지 하나 없이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기분을 들게 한다. 레트로한 사운드와 아날로그적인 테마로 완성된 이 곡은 자극적인 요소 하나 없음에도 멤버들의 청아한 음색과 사랑스러운 분위기만으로 3분여를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간다. 곡이 끝날 때쯤엔 봄날의 따뜻한 햇살을 한껏 머금은 듯한 온기가 꽉 들어찬다.
새로운 시작을 맞는 설렘과 기대가 느껴지는 'ShaLala'는 과장되지 않게 진솔하고 순수하게 꿈을 표현한 가사, 굳이 과격하지 않아도 에너지 충만한 퍼포먼스가 더해져 듣는 이들을 적당히 들뜨게 만든다. "내가 물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 "오늘 하루 샤랄라하게 시작하려고 보러 왔다" 등의 댓글들처럼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맑아진다.
그래서 'ShaLala' 이후 5개월여 만인 8월 1일 발매하는 싱글 'iLy(일리)'에도 더 기대가 모인다. 앞서 공개한 무드 필름을 보면 이번에도 청량하고 맑은 기운을 안고 돌아올 전망이다. 초록 잔디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그려낸 푸릇푸릇한 여름 분위기,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파도 소리가 싱그럽다.
'ShaLala'를 수록한 미니 2집이 초동 판매량 약 7만 5천 장을 기록해 데뷔 앨범 초동(약 2만5천 장)의 약 3배를 기록한 세이마이네임이 새 싱글로 데뷔 첫 10만 장 판매를 돌파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장르도 이야기도 다르지만 두 팀이 전하는 '맑음'에는 교집합이 있다.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일념 하에 어떤 '척'을 하지 않아도 청정 에너지가 오롯이 전해진다는 것. 동시에 누구의 마음속에나 있는 순수하고 아련한 추억과 감성을 파고든다는 점이다. 인위적이지 않아서 더 강력한 힘이 있고 그래서 더 이들의 음악에 귀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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