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회 1.7%…자체 최저 시청률
매주 일요일 밤 9시 방송
 |
|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방송한다. /JTBC |
[더팩트 | 김명주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일으킨 스타 셰프 열풍을 타고 지난해 5년 만에 돌아온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이하 '냉부해')가 시청률 하락의 쓴맛을 삼키고 있다. 과거 '냉부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의 형식이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15일 첫 방송한 '냉부해'는 게스트의 냉장고를 스튜디오에 그대로 가져와 유명 셰프들이 냉장고 속 재료로 15분 안에 요리를 만들어 대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4년 11월 첫 방송해 2019년 11월 종영한 '냉부해'의 새로운 시즌이다.
'냉부해'는 지난해 10월 컴백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냉부해'는 방영 당시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셰프들의 전성기를 만들어내며 '쿡방'(요리하는)의 인기를 주도한 프로그램으로 자리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셰프들이 게스트의 냉장고 속 재료로 15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요리를 해야 한다는 규칙 때문에 극한 상황에 부딪히는 모습, 그럼에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요리를 완성하는 모습 등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셰프들의 화려한 요리 실력과 열정뿐만이 아니라 출연한 게스트의 이야기, 냉장고 속 여러 가지 음식 재료, MC와 셰프 및 게스트의 티키타카가 웃음을 안기면서 프로그램은 최고 시청률 7.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끌었다. 각종 소셜 미디어에는 방송에 나온 레시피가 다수 업로드돼 화제성을 모았다.
방송에 나온 최현석, 샘 킴, 미카엘, 이원일, 이연복 등의 셰프들은 '냉부해' 덕분에 '셰프테이너'로서 인기를 누렸다. '냉부해' 방영 전만 해도 인기가 많지 않았던 이들은 프로그램 이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활약하면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냉부해' 이후로 셰프들이 출연해 요리하는 프로그램이 다수 등장하면서 '쿡방'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포맷이 됐다. 이에 '냉부해'가 방영 초기 전했던 신선함은 줄어들었고 시청률과 화제성 역시 떨어지며 프로그램은 종영을 맞게 됐다.
하지만 '냉부해'는 지난해 '흑백요리사'가 흥행하면서 다시 주목받게 됐다. 최현석 정지선 여경래 등 '흑백요리사'에서 활약한 셰프들이 과거 '냉부해'에 출연했던 클립 영상이 재조명되면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냉부해'는 지난해 10월 부활 소식을 알렸다. 과거 '냉부해'에서 프로그램의 메인 축을 담당하며 요리 예능의 전성기를 이끈 원조 셰프들과 더불어 '흑백요리사'에 등장했던 준우승자 에드워드 리, '조림 요정' 최강록, '급식 대가' 이미영, '중식 여신 '박은영 셰프 등의 출연이 예고되면서 기대감을 모았다.
 |
| '냉부해'는 게스트의 냉장고를 스튜디오에 그대로 가져와 유명 셰프들이 냉장고 속 재료로 15분 안에 요리를 만들어 대결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 화면 캡처 |
기대감 속에 첫 방송한 '냉부해'는 시청률 5.2%를 기록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15분 룰, 과거 '냉부해'에 이어 MC를 맡은 김성주 안정환의 모습, 원조 셰프 군단 이연복 최현석 김풍 정호영의 모습 등이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제공하며 반가움을 안겼다.
특히 원조 셰프들과 새롭게 출연한 도전자 셰프들의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중식 대가' 이연복과 '급식 대가' 이미영의 대결과, '흑백요리사' 출연자이자 동갑내기인 최현석과 에드워드 리의 대결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아울러 과거 '냉부해'와 달리 새롭게 생긴 '1분 베네핏' 룰이 눈길을 끌었다. 원조 셰프 네 명과 도전자 셰프 네 명의 대결 구도로 진행되면서 도전자 셰프들은 '1분 베네핏'이라는 특수한 어드벤티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도전자 셰프들은 원조 셰프들과의 대결에서 1분 먼저 요리를 시작하거나 상대 셰프의 요리를 1분간 중단시키거나 1분간 보조 셰프의 도움을 받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인기 예능의 귀환이 준 반가움은 오래 가지 못했다. '냉부해'는 첫 방송 이후 시청률이 줄곧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첫 회 5.2%를 기록했으나 2회 3.8%로 꺾인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에는 1%대까지 추락했다. 지난달 22일 방영된 27회는 1.7%로 새 시즌 시작 후 자체 최저 시청률을 썼고 가장 최근인 지난 6일 방송된 29회 역시 1.8%에 그쳤다.
과거 '냉부해'와 비슷한 프로그램의 형식이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게스트의 냉장고 속 재료를 꺼내 살피고, 셰프들이 재료로 15분 이내에 요리하고, 게스트와 MC 및 셰프들이 요리를 먹고 반응하는 모습이 과거 '냉부해'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 기시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새 시즌에서 등장한 '1분 베네핏' 규칙 역시 대결의 박진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샀다. 이마저도 프로그램이 원조 셰프 대 도전자 셰프들의 대결이 아닌 개인전 체제로 구성을 바꾸면서 사라져 프로그램의 형식은 과거와 큰 차이를 두지 않게 됐다.
다만 JTBC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냉부해' 하이라이트 영상은 일정 수준의 조회수를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본방사수 대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또는 유튜브, 소셜 미디어 등으로 방송을 접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시대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흑백요리사'의 인기와 '냉부해' 부활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모였던 기대감을 생각하면 지금의 시청률과 화제성 수준은 아쉬움을 남긴다.
과거 '냉부해'가 특유의 신선함으로 '쿡방'의 선두 주자 격으로 자리했던 것은 사실이다. 돌아온 '냉부해' 역시 부활의 기대감으로 방영 초반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이목을 모았던 '냉부해'인 만큼 제작진은 시청자를 사로잡을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냉부해'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방송한다.
silkim@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