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싱어송라이터 설운도, "곡 달라고 줄서는 지금이 내 전성기"더팩트 기사제공: 2025-06-25 08:54:02

트로트 가요계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설운도는 데뷔 이후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제 곡을 달라는 가수들이 밀려들어, 제가 방송 스케줄마저 소화하기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싱어송 라이터 설운도의 주가는 가요계 선후배들 사이에 소문이 나 있다. 그의 입지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 된 이후 더 도드라지게 각인됐다.

그는 트로트 가수들 사이에서도 변형 장르를 주도해온 선두주자로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색깔이 분명하고 뚜렷하다. 한때 트로트 가요계를 평정했던 '4대천황'의 아성이 무너진 이후 레전드급 가수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가수는 그가 유일하다.

설운도는 '쌈바의 여인' '너만을 사랑했다' 등 자신의 히트곡 태반을 직접 작곡했고, 우연이가 부른 '우연히'를 비롯해 하동진의 '사랑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등 동료 또는 후배가수들에게 곡을 줘 히트시킨 경우도 부지기수다.

자타가 공인하는 싱어송라이터답게 그는 최근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이를 보여주고 있다. 설운도가 임영웅에게 준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 '사랑해요 그대를' 등 두 곡을 포함해 동료가수 또는 후배가수들에게 준 곡은 어림잡아 100곡이 넘는다.

주현미의 데뷔 40주년 신곡 '안오네'를 비롯해 최진희의 '사랑에 빠졌어', 정동원의 '사랑을 고백할 나이', 에녹의 '오늘밤에', 마이진 '사랑의 리콜', 손태진의 '참좋은 사람', 장민호의 '내동생' 등이 대표적이다.

트로트 오디션 출신 라이징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대다수 가수들이 방송활동이 줄었지만, 설운도는 젊은 후배들과 교감하며 레전드급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설운도가 선배 가수 남진(왼쪽)과 '트롯 뮤직 어워즈 2024'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서예원 기자

"실력있는 후배들이 불러 제 노래가 히트하면 그게 더 큰 보람"

올초 발매한 정동원의 정규앨범 수록곡 '사랑을 고백할 나이'는 KBS '뮤직뱅크'와 SBS '인기가요' 등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 순수한 감정과 열정을 담은 이 곡은 정동원의 담백한 음색과 사랑스러운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팬심을 저격했다.

물론 주문 요청이 쇄도하면서 예고돼 있는 곡들도 많다. 송가인에게 준 '사랑의 만보'는 7월에 음원이 공개될 예정이고, 지난 4월 결혼한 가수 은가은 박현호 부부가 듀엣으로 발표할 신곡은 현재 작업 중이다.

덕분에 설운도는 데뷔 이후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제 곡을 달라는 가수들이 밀려들어, 제 방송 스케줄마저 소화하기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수시로 곡작업을 해왔지만 요즘처럼 바쁜 적이 없어요. 몸은 좀 고달퍼도 떠오르는 후배가수들한테 인정받는 것같아 행복합니다. 저보다도 실력있는 후배들이 불러 제 노래가 히트하면 그게 더 큰 보람이죠."

설운도가 임영웅에게 준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 '사랑해요 그대를' 등 두 곡을 포함해 동료가수 또는 후배가수들에게 준 곡은 어림잡아 100여 곡이 넘는다. /방송캡처

가수의 인기와 명성, 저작권료 급상승 싱어송라이트 입지까지

이중에서도 임영웅의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는 오디션 붐이 인 이후 상징과도 같은 노래다. 최근 5년 내 가장 크게 히트한 곡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작사 작곡자 설운도는 이 곡이 대박히트를 기록하며 단박에 저작권료 상위권 순위에 뛰어올랐을 정도다. 임영웅 유튜브채널에 업로드된 '별나사' MV는 25일 기준 7414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트로트 오디션 열기가 확산된 이후 기성 가수 중에서는 가장 큰 수혜자이기도 하다. 대다수 가수들이 방송활동이 줄었지만, 젊은 후배들과 더 심도있게 교감하며 레전드급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비결은 그가 유행이나 트렌드에 밀리지 않는 다작(多作) 작곡가라는 점이다. 주현미의 '안오네'의 경우 주현미 스타일의 정통트로트를 살리면서 약간 빠르고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세미트로트다.

손태진의 '참 좋은 사람'(You make me shine)은 '불타는 트롯맨' 우승 특전곡으로 각종 음원사이트를 독주했다. 임영웅의 '별나사' 이후 그에게 곡을 받는 게 트로트 서바이벌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라이징스타들의 목표가 됐을 정도다.

설운도는 "한번 듣는 것만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곡을 내놓는게 말처럼 쉽지 않다"면서 "좋은 곡을 쓰기 위해서는 음악적 감각을 잃지 않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신곡을 준비할 때마다 매번 그 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말했다.

ee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