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이후 13년 만에 사극 도전
재이 役 맡아 이재욱·정가람과 호흡
 |
| 배우 조보아가 <더팩트>와 만나 지난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보아는 극 중 재이 역을 맡아 홍랑 역의 이재욱과 호흡을 맞췄다. /엑스와이지스튜디오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조보아가 '마의' 이후 다시 사극 장르라는 카드를 꺼내 들기까지 무려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조보아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도전하며 차근차근 성장했다. 그렇게 다시 만난 사극이지만 여전히 자신감보다는 아쉬움이 남는단다. 동시에 또 한 번 도전하고 싶은 욕심을 마음속에 새겼다.
조보아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극본 김진아, 연출 김홍선)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12년 만에 돌아온 홍랑(이재욱 분)의 이복누이 재이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6일 11부작 전편 공개된 '탄금'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담은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장다혜 작가의 인기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죽을 때까지 금을 삼켜야 하는 고대 중국의 형벌을 뜻하는 제목처럼 주인공들에게 닥친 아름답고도 잔혹한 운명을 그렸다.
'탄금'은 촬영을 마친 후 약 1년간의 정비를 마친 끝에 공개됐다. 배우들로서는 촬영 기간까지 합치면 꽤 오랜 기간이 지나서야 다시 마주하게 된 셈이다.
이에 조보아는 "작품 자체가 촬영한 지 오래되기도 했고 나 역시 오랜만에 작품으로 인사드리는 거라 긴장도 걱정도 됐고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 공개 후 보면서는 'TV에 내가 나오네'라는 마음으로 재밌게 시청했다"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조보아가 '탄금'에 참여한 이유 중 하나는 극 중 재이라는 인물을 표현해 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조보아는 "물론 원작이 소설이긴 하지만, 대본 또한 처음 봤을 때 한 편의 소설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고 글의 힘이 있었다"며 "특히 그 안에 숨 쉬고 있는 재이라는 인물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동생에 대한 애틋함과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채 핍박당하는 모습 등이 연민을 불러일으켜 내가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
| '마의' 이후 한동안 사극을 피해다녔다는 배우 조보아가 13년 만에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으로 다시 한번 사극 장르에 도전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는 그는 사극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넷플릭스 |
한편으로는 큰 도전이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신인 시절 참여한 드라마 '마의' 이후 무려 13년 만의 사극 장르였다. 조보아는 "데뷔했을 때 도전했던 작품이 '마의'였는데 당시 사극이라는 장르가 굉장히 어렵더라. 쉽게 도전하면 안 되겠다는 깨달음을 갖게 됐고 이후 다시 도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대놓고 사극 장르는 오랜만이지만 조보아는 앞서 '이 연애는 불가항력' '구미호뎐' 등을 통해 한 번씩 한복 입은 모습을 보여주며 '조보아의 사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그는 "사실 두 작품에서 잠깐이지만 연기를 하는데 너무 재밌었다. 그때부터 사극에 대한 마음가짐이 변했다. 이제 다시 한번 도전을 해보고 싶은 장르가 됐다. 한복을 입고 옛 시대라는 배경에서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게 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물론 여전히 쉽진 않았다. 조보아는 "사극은 정확하게 고증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말투나 행동 등이 실제로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는 이상 정답이 없다. 때문에 조금 더 창의적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이러한 어려움은 조보아의 호기심과 욕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는 "어렵기 때문에 만들어가는 재미가 컸다"며 "그래도 여전히 자신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것 같다. 다만 이 아쉬움이 다시 또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연애는 불가항력'부터 '구미호뎐' '탄금'까지, 공교롭게도 조보아가 한복만 입으면 극 중 인물의 서사가 기구해진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를 언급하자 웃어 보인 조보아는 "그렇다고 아쉽거나 하진 않다. 물론 밝은 서사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내가 워낙 비극적인 엔딩을 좋아해서 '탄금'보다도 더 비극적이고 무거운 작품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 배우 조보아가 넷플릭스 '탄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재욱을 언급했다. 또한 극 중 홍랑에게 느끼는 재이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지점 등을 밝혔다. /넷플릭스 |
극 중 재이는 홍랑과 무진의 사랑을 받는 가운데 두 사람에 대한 각기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일례로 홍랑과는 경계하면서도 끌리는 입장에서 점차 서로에게 스며든다면 무진에게는 가족애를 느끼며 의지하다가 점차 선을 긋는 관계로 변모한다.
조보아는 "홍랑과 무진을 대하는 표현이나 감정이 점차 정반대로 흘렀다. 홍랑을 경계했던 초반과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무진의 집착과 미련을 대할 때 경계심을 더욱 보였다"며 "무진에게 가졌던 애틋함은 점점 홍랑에게 의지를 하게 되면서 털어냈다. 즉 두 사람을 대할 때의 감정이 반비례적인 표현이 컸다"고 설명했다.
의심과 경계에서 서로의 서사와 비밀을 하나둘 알게 되며 사랑에 빠지게 되는 재이와 홍랑의 복잡한 관계는 많은 이들에게 여운을 안겼다. 특히 결말까지 더해지며 작품은 '피폐한 장르'의 대표로 자리매김했다.
"비극적이거나 피폐하거나 새드엔딩으로 가는 작품을 보면 대부분 작품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조금 더 명확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탄금'의 경우에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금지된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각 인물이 가진 각기 다른 욕심을 보이죠. 그리고 끝내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을 때는 잔상이 많이 남고 끝나고 나면 한참을 생각하게 돼요. 그런 부분 덕분에 보는 분들이 작품이 담긴 메시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 배우 조보아가 넷플릭스 '탄금'의 작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때문에 전 세계 많은 시청자들이 '탄금'을 사랑해주길 바란다며 그렇게 된다면 성적 역시 뒤따라오지 않을까 기대했다. /엑스와이지스튜디오 |
여러 감정을 나눈 배우 이재욱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조보아는 "실제로 내가 더 연상이다. 그런데 재욱 씨가 어리기보다는 내가 나이를 먹은 것 같다"며 "그렇지만 어떨 때 보면 재욱 씨가 더 오빠라고 느껴질 만큼 성숙하면서도 똑똑하다. 특히 액션을 너무 잘하더라. 재욱 씨가 액션하는 장면이 있을 때는 나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재밌게 봤다"고 전했다.
복합 장르이자 피폐한 감정선을 요구한 만큼 보는 입장에서는 다소 힘들게 느끼는 시청자도 있을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보아는 작품의 반전을 담은 탄탄한 스토리를 강조했다.
그는 "홍랑이 동생이라고 나타났지만 자꾸 오누이가 가지면 안 되는 감정들을 서로 나누게 되지 않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들의 관계가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어떻게 발전이 가능한지를 궁금해하면서 시청해 주면 좋을 것 같다"며 "또한 어린 홍랑 외에도 많은 아이들이 실종되는데 그 뒤에는 반전을 거듭한 내용도 있으니까 이 역시 눈여겨봐 준다면 순식간에 시간이 흐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작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일까. 조보아는 마지막까지도 수치적인 목표보다는 많은 시청자들이 '탄금'을 즐겨주기를 바랐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탄금'이라는 작품을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해요. 더불어 제가 표현한 재이라는 캐릭터를 공감하고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큽니다. 사실 그러다 보면 수치적으로도 좋은 결과가 뒤따라오지 않을까요.(웃음)"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