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후반전]철강업계, '50% 관세'에 수출비상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8-01 11:24:03

철강업계는 미국의 50% 고율 관세 유지 결정으로 비상 상황에 직면했다.
수출 손실이 현실화되면서 외교적 재협상과 함께 정책적 보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철강 관세 문제가 반드시 논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대한 50% 관세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철강업계 전반에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수출 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구조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철강 수출이 사실상 중단 위기에 놓였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반 열연이나 강관 제품은 평균 수익률이 10% 안팎에 불과한데, 여기에 50% 관세가 부과되면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철강산업에서 미국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철강 수출액 332억9000만달러(약 46조원) 가운데 13.1%인 43억4700만 달러(약 6조원)가 미국으로 향했다.
포스코는 전체 수출의 10%, 현대제철과 세아제강은 각각 33%, 36.5%가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업계는 통상 압박이 거세진 현 상황에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운영자금 지원과 국내 물류비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고율 관세로 인해 수출길이 막히면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돼 당장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 철강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구조"라며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수출이 막힐 경우 국내 시장에 물량이 쏠려 철강 가격 하락과 수요기업과의 협상력 약화가 우려되는 만큼, 내수시장 안정을 위한 수급 조절과 유통구조 개선, 공공수요 확대 등 중장기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정이 추진 중인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의 조속한 통과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해당 법안은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설치와 정부의 중장기 지원계획 수립을 골자로 한다.
발의에는 여야 의원 100여 명이 참여했으며, 한미 무역에서 철강이 50% 고율 관세를 적용받는 상황에서 초당적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는 아울러 이달 중순께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철강 관세 문제가 재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상 과정에서 철강이 사실상 테이블에서 배제된 만큼 정상 간 회담에서라도 이 사안이 직접 거론되길 바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강은 다른 품목과 달리 50%라는 이례적 고율 관세로 수출 어려움이 가장 큰 품목"이라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상징인 만큼, 양국 정상 간 적극적인 협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