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치한 위 애피어 CEO "10년 안에 모든 사물 '지능' 갖는다"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8-01 10:01:05

"앞으로 10년 안에는 모든 사물이 '지능'을 갖게 될 겁니다.
인류는 지능화된 사물을 지혜롭게 사용할 방법을 강구해야 할 때입니다.
"

치한 위 애피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0년 넘게 인공지능(AI)이라는 한 우물만 판 인물이다.
대만 태생의 그는 2000년대 초반 스탠퍼드대 석사, 하버드대 박사 과정 시절에 AI 기반의 자율주행과 로봇공학,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등을 공부했다.
치한 위 CEO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2006년 진행한 AI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것은 일명 'AI 테이블'이었는데, 사용자의 자세와 움직임에 따라 적절한 높이와 형태로 실시간 자동 변형되는 특별한 가구다.

당시 AI 테이블을 구현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게 문제였다.
다만 오늘날 엄청나게 빠른 AI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개발 비용은 점점 저렴해지고, 10년 후에는 그러한 AI 테이블도 탄생할 거라고 내다봤다.
치한 위 CEO는 "더 이상 단순한 가구가 아닌 지능화된 가구가 나올 것이고, 이것들을 잘 사용하는 역량이 요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시장에서 당장 사용할 수 있고 ROI(투자 대비 수익)를 높일 AI 기술을 고민했고, 그것은 광고와 마케팅 분야라고 판단해 2012년 애피어를 설립했다.
애피어는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사로 현재 전 세계 17개 도시에서 지사를 운영 중이다.
그동안 1800여개 기업이 광고와 마케팅에 특화된 애피어의 AI 기술을 활용했다.
치한 위 CEO는 "애피어의 에이전틱 AI는 다양한 활용 시나리오에 맞춰 설계된다"며 "마케터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필요한 마케팅 정보를 공유한다면, 이후 목표 달성을 위해 AI가 스스로 사고하고 계획을 세운 뒤 실행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애피어는 피자헛 대만 지사에 '시간 한정 쿠폰' 전략을 활용해 거래량을 늘렸다.
쿠폰을 받은 지 30분 이내에 주문을 완료해야 2000원을 할인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주문을 망설이는 고객'들을 AI로 식별한 후 그들만을 대상으로 시간 한정 쿠폰을 뿌렸다는 점이다.
그동안 고객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차별적으로 쿠폰을 발송해 수익 감소로 이어졌던 문제를 해결했다.

애피어 한국 지사가 설립된 지는 올해로 10년이 됐다.
국내에서도 넥슨, G마켓, NOL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해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
만약 애피어가 아시아경제와 같은 언론사와 손을 잡는다면 어떻게 될까. 치한 위 CEO는 방문객별 특성에 맞게 아시아경제 홈페이지에서 보는 기사의 배치와 구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객의 관심사, 취향, 선호도 등 데이터에 기반해 관련성 높고 흥미를 느낄 만한 기사를 보여주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독자는 원하는 정보를 더 많이 가져갈 수 있고, 언론사는 방문자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애피어는 직원의 절반 이상이 기술 인재이며, 기술팀의 70%가 AI와 빅데이터 분야에서 박사 또는 석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치한 위 CEO는 인재 확보를 위해 "유리천장 없는 환경과 함께 다국적 이해관계자와 협업하는 글로벌 경험을 제공한다"며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기회를 주고, 협업과 직접적인 소통으로 재미와 열정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치한 위 CEO는 AI 산업계의 시니어로서 한국에 있는 신진 AI 창업자들에게 '기술보다 고객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AI는 목표가 아니라 도구"라며 "진정한 가치는 AI를 적용해 고객의 핵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AI 기술로 '직업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리더십이란 단순히 인력을 잘 이끄는 능력이었다면, 미래의 리더십은 인간의 지능과 AI를 함께 이끌어 가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과거에는 타인과 경쟁해서 승진을 했다면, 이제는 AI를 함께 일하는 동료로 삼아 스스로 리더급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건 정말 특별한 변화입니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팀처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어요. AI 덕분에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가 완전히 새롭게 바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