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가 시리즈C 브릿지 라운드에서 총 1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로써 퓨리오사AI는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라섰다.
스타트업 기업의 투자 유치는 '시드 투자'로 시작돼 시리즈 A·B·C 라운드 순으로 진행된다.
회사는 단계별로 성장 정도와 비즈니스의 완성도 등을 검증받고 기관들의 투자 참여를 유도한다.
시리즈C 브릿지 라운드에 이른 퓨리오사AI는 이번에 '프리 머니 밸류에이션' 기준 8300억원의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라운드를 진행해, 약 40개 기관이 참여했다.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300억)과 기업은행(100억) 및 계열사인 IBK증권(60억), IBK벤처투자(50억), 유진-성장금융펀드(116억)를 비롯해 케이스톤파트너스(200억), 피아이파트너즈(132억), 대성창업투자(50억) 등의 사모펀드(PE), 그리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30억) 등이 지갑을 열었다.
퓨리오사AI는 그간 시드 투자유치부터 시리즈C까지 7년간 유치한 누적 투자금에 상응하는 규모의 투자를 이번 단일 C 브릿지 라운드에서 유치하며 시장으로부터 꾸준한 기대감과 신뢰를 받고 있음을 입증했다.
기존 투자자들이 다시 참여해 퓨리오사AI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주기도 했다.
케이스톤파트너스, 넥스트랜스, 대성창투 등 신규 투자자들이 그랬다.
기술 및 시장 리스크가 높은 초기 기업에는 잘 투자하지 않는 사모펀드(PE)가 총 400억원 규모로 복수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퓨리오사AI는 이를 "자본시장으로부터 기술 및 제품의 시장성을 인정받아 성장 단계 기업으로 도약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생성형 AI 시장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흐름에서 퓨리오사AI에 대한 세계 시장의 관심은 실제로 커지고 있다.
이달 퓨리오사AI는 자사의 2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를 LG AI연구원의 대규모 언어모델인 '엑사원'에 공급하며 성공적으로 기업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공급을 위한 선정 과정에서 레니게이드가 LG 측의 고성능 조건을 충족시켰고 기존 GPU 대비 2.25배 높은 전력당 성능을 보였다.
퓨리오사AI는 이번 투자금을 레니게이드 양산과 3세대 제품 초기 개발에 사용할 예정이다.
레니게이드가 본격적으로 대형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진입한 만큼 선제적으로 다수의 물량 확보가 필요했다.
또한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있는 차세대 칩 개발과 양산도 계획하고 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투자 유치는 레니게이드 양산에 진입하는 중요한 시점에 자본시장이 당사의 기술력과 비전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반드시 글로벌 엔터프라이즈를 대상으로 매출 확대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AI 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위한 모험자본 확대 기조 역시 매우 고무적"이라며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과 함께 AI G3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AI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반드시 해내야 할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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