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가장 공들여온 사업이 AI(인공지능) 엑사원이다.
국내 여러 그룹이 시기상조라며 인공지능 사업을 망설이고 있을 때 구광모 회장은 앞장 서서 시장에 진입했다.
ABC 투자 사업 중 AI가 가장 앞선
구광모 회장은 미래 핵심 사업으로 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 분야에 주력하면서 일등 LG의 DNA를 글로벌 시장에 접목하는데 앞장 서고 있다.
특히 AI 분야에 대한 구 회장의 관심이 뜨거워 2020년 출범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R&D 투자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이용 저변의 넓어지고 활용도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2020년 12월 설립 이후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면서 언어모델(LLM) 엑사원 3.0과 3.5, 에이전틱 AI 구현을 위한 추론 AI 모델 '엑사원 딥', 하이브리드 모델인 엑사원 4.0을 잇달아 선보였다. 그룹 내에서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엑사원 모델 각 버전의 다운로드 수 합계는 500만회를 넘겨 국내 AI 기업 중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당장 그룹 안에서도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AI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LG전자, LG화학 등 계열사의 다양한 업무에 AI를 접목하면서 저변을 넓히고 기술 수준도 높여가고 있다. 이로써 그룹 전체를 넘어서 협력사와 관련사들을 아우르고 나아가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도록 확산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배경훈 연구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로 내정되며 LG의 AI 기술 역량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산업계에선 최근 생성형 AI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가 산업과 이어지면서 일상생활과 산업 전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근간이 되고 있는 AI 인프라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국가 AI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역량으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 확보 등 AI 고속도로를 구축하여 ‘AI 3대 강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며 배경훈 장관의 경험과 노하우가 축척된 LG AI연구원이 그만큼 주목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LG그룹도 이만 하면 AI 시장에 대한 민관의 관심도가 무르익었다는 판단 아래 그동안 마중물로 준비해 온 엑사원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지난 22일 LG AI연구원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열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응용할 수 있는 엑사원 모델을 공개하며 대중화에 적극 나섰다.
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의 국내 첫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 4.0’을 비롯해 △질병 진단시간을 2주에서 1분 이내로 단축 시켜주는 ‘엑사원 패스 2.0’ △복잡한 전문 문서부터 이미지와 분자 구조식까지 완벽하게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모델인 ‘엑사원 4.0 VL 등을 공개했다.
또 엑사원 기반 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 ‘챗엑사원’과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 ‘엑사원 온프레미스’도 소개했다.
그룹은 엑사원 모델을 그룹사 AX(인공지능 전환)에 적극 활용하는 한편 LG CNS, LG유플러스를 통해 B2B(기업간거래) 사업도 꾸준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양사가 엑사원 사업으로 수주한 금액은 1000억원을 넘겼다.
LG CNS의 경우, LG AI연구원의 엑사원, 코히어와 공동 개발한 초대형·경량형 LLM(거대언어모델) 등을 활용한 금융, 공공 AX사업을 확대하고, AI 데이터센터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더불어 에이전틱 AI 사업 본격화를 위한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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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겸 최고AI과학자가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엑사원 생태계를 소개하고 있다.(사진=LG) |
외부에 공개하면서 주목받는 기술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LG 그룹안에서 주로 활용되던 엑사원을 외부에 대폭 개방했다는 점이다. 그룹은 엑사원 4.0을 통해 추론 AI 플랫폼 ‘프렌들리 AI’를 API로 제공해 이날부터 기업과 기관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LG그룹사 임직원만 활용할 수 있었던 에이전트 AI ‘챗엑사원 베타 모델’도 처음 공개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활용과 기술 수준에서 자신감을 가진 모습이다.
이화영 LGAI연구원 AI 사업개발부문장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해외 경쟁사와 경쟁을 할 때 엑사원을 활용하면 훨씬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긍심을 보였다.
엑사원을 활용한 산업 적용 사례도 보면 엑사원 패스 2.0은 질병 진단 시간을 기존 2주에서 1분 이내로 줄일 수 있는 정밀 의료 AI 모델로 병리 조직 이미지(WSI)로 유전자와 세포의 변이와 발현 형태를 분석해 암 등 질병 진단에 도움을 준다. 엑사원 패스 2.0은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78.4%까지 높였다.
이로써 질병 진단과 병리 모델 예측 특히 폐암ㆍ대장암 등을 예측하는 주요 의료 AI 벤치마크에서 하버드대 의대,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글로벌 모델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소개돼 있다.
바이오 분야는 구광모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중점 추진하고 있는 ABC(AI·바이오·클린테크) 중 하나로, 주요 글로벌 빅파마 기업과 협업이 기대되는 분야기도 하다.
또 LG AI 연구원은 ‘엑사원’을 기반으로 200여개 파생 모델을 만들었다. 핵심 성과는 ‘엑사원 2.0 패스’를 비롯한 바이오ㆍ금융 분야에 순차적으로 접목해 가고 있다.
한편 연구원은 금융 분야 협업 사례를 공개하면서 아르만 사호비치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 아태지역 데이터 플랫폼 설루션 총괄은 엑사원을 활용한 기업 분석ㆍ의사결정 지원 서비스를 사례로 들었다.
LSEG가 가지고 있는 금융 데이터와 뉴스ㆍ공시 자료 등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자산 수익률을 예측하고 의사결정을 돕는 서비스다. 오는 3분기 본격 런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AI는 대형주부터 소형주까지 미국 주식 시장 전체를 커버한다. 앞으로는 주식뿐 아니라 원자재, 채권, 암호화폐까지 자산을 확장할 예정이다.
연구원은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 인공지능 전환(AX)과 신사업 모색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은 “계열사 중 LG CNS나 LG유플러스는 이미 엑사원을 통한 B2B 사업으로 수주한 금액만 1000억원대로 알고 있다”면서도 “당장 매출보다는 그룹의 AX 시점을 앞당기고, AI를 통한 신사업을 찾는 게 미션”이라고 했다.
이화영 부문장은 AI모델 액사원을 활용해 LG그룹내 AX(AI 전환)을 가속화하고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영역에서 신사업을 발굴해 AI사업과 패키징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친화정책도 더불어
한편 그룹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며 밸류업에 적극 시동을 걸었다. LG그룹 계열사 중 LG유플러스가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태우며 시발점을 끊었다. 지난 2021년 매입한 자사주 678만 3006주 전량이 대상으로, 전체 발행주식수 대비 1.55% 규모다.
이미 LG유플러스에 이어 (주)LG, LG화학,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등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7개 핵심 상장사들도 소각을 대기중이다.
LG그룹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은 올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이뤄질 전망이다.
LG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정책에 따르면 (주)LG는 2026년까지 약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 LG전자는 보유 자사주 76만 1000주, 약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올해 안에 소각하기로 했다. LG전자의 자사주 소각 발표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LG생활건강도 2027년까지 3000억원 어치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이 밸류업과 새 정부 정책 그리고 구광모 회장의 친 고객·주주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면서 그룹의 주주친화책이 가속회되면서 기업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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