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식 소주 브랜드 '화요'가 1만원 미만의 신제품을 앞세워 '증류식 소주의 대중화'에 나서 주목을 받고있다.
고급 증류식 소주 시장의 성장 정체 요인으로 꼽힌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시장에서 내 존재감을 한 단계 끌어올릴지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화요는 국내 증류식 소주의 대중화를 토대로 향후 수출 확대를 통해 K-주류의 중심에 서겠다는 방침이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광주요 그룹의 주류 전문 계열사인 화요는 최근 증류식 소주 '화요19金(금)'을 출시했다.
화요19金은 화요가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으로, 100% 국내산 쌀을 원료로 옹기에서 숙성한 원액에 오크 숙성 원액을 블렌딩한 알코올 도수는 19도(%)의 증류식 소주다.
조희경 화요 대표는 최근 신제품 출시 미디어 행사에서 "화요는 전통과 현대 기법을 접목해 한국만의 프리미엄 증류주를 만들고자 했다"며 "화요19金은 기존의 전통 소주보다 부드럽고, 깊이 있는 향을 담아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화요19金은 좋은 술을 적당히 즐기는 화요의 본질적인 정신을 담고, 글로벌 K-푸드 영역에서 한국의 올바른 주도법을 제안하기 위해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화요19金은 '증류식 소주의 대중화'를 목표로 내걸고 선보인 제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03년 주류 시장에 뛰어든 화요는 그동안 대표 제품인 '화요25'를 중심으로 '화요41', '화요53', '화요X.Premium' 등 라인업을 선보이며 고급화에 집중했다.
고품질 제품을 통해 한국의 증류식 소주가 위스키 등 해외 고급 증류주와 견줄 수 있는 품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고, 이를 통해 증류식 소주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고급 주류로 포지셔닝한 화요의 브랜드 전략은 쏠쏠한 효과를 보고 있다.
화요는 지난해 매출액이 3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95억원으로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던 2020년(128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이 4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증류식 소주 출고 규모는 2022년을 정점으로 최근 2년간 제자리걸음이다.
화요는 증류식 소주 시장의 성장 정체 원인으로 희석식 소주에 익숙한 소비문화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꼽고 있다.
증류식 소주 시장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희석식 소주가 압도하면서, 고가인 증류식 소주가 가격 문턱에 걸려 음용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화요는 이번 화요19金의 가격을 대형마트 기준 1만원 안팎으로 책정했다.
희석식 소주보다 높은 가격이지만 다른 경쟁 증류주와 비교해선 저렴한 가격이다.
화요는 증류식 소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미식과의 조화, 건강한 음주 문화에 대한 관심 증가로 증류식 소주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화요 관계자는 "'소주의 와인화'라고 부를 수 있는 고급화된 소비 트렌드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개성과 품질 중심의 소비 전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음식 페어링 중심의 음주 문화가 증류식 소주에 더욱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는데,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화요는 제품 다변화와 브랜드 경험 중심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화요는 화요19金을 국내 증류식 소주 대중화의 밑거름으로 삼아 궁극적으로 해외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화요는 현재 미국·일본·중국 등 27개국으로 수출하고 있고, 고급 레스토랑과 바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소주로 포지셔닝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국가별 맞춤 포트폴리오 확대 및 K-콘텐츠와 연계한 브랜딩 등을 통해 'K-증류주' 카테고리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화요 관계자는 "화요를 포함한 한국의 증류식 소주는 전통성과 프리미엄을 겸비한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며 "한국 음식의 세계화와 함께 '한국 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증류식 소주는 쌀, 옹기 등의 원재료와 숙성 방식에서 독창적인 스토리와 품질을 보유하고 있어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문화적 가치를 지닌 술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요를 비롯한 증류식 소주가 해외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가별 주류 유통 구조와 법규의 차이가 존재하고, 무엇보다 증류식 소주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화요 관계자는 "소주는 희석식 소주가 알려진 경우가 많아 화요와 같은 프리미엄 증류주의 독자적 포지셔닝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소비자에게 화요가 단순한 소주가 아닌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프리미엄 증류주임을 알리는 브랜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요를 비롯한 증류식 소주의 성장과 수출 확대를 위해선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증류주 시장에서 증류식 소주의 비중은 5% 미만이다.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는 현행 주세법 과세체계로 인해 국내 증류주 산업이 기반을 적극적으로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증류식 소주의 품질 고급화와 인지도 확대의 방해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증류식 소주는 쌀·보리 등 주로 곡물을 재료를 발효해 밑술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밑술을 정제하고 가열해 받아낸 술이다.
밑술을 가열하면 알코올의 끓는점(78℃)이 물의 끓는점(100℃)보다 낮기 때문에 알코올이 물보다 먼저 증발하게 되고, 이 증발하는 기체를 모아 냉각시키면 다시 액체로 변하면서 본래의 밑술보다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증류라고 하며, 증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소주를 증류식 소주라고 한다.
증류식 소주는 원재료인 곡물의 향이 뚜렷하게 드러나며 제조 과정의 특성상 불순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숙취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반면 희석식 소주는 연속증류로 원주의 맛과 향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주정(에탄올)에 물을 타 희석해 도수를 낮추고 감미료를 더해 만든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시는 온도를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알코올 향이 강하게 나기 쉽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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