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SK이노베이션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큰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석유화학업종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은 쉽지 않은 전반기를 보냈지만 하반기에는 대반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아픈 손가락은 SK온으로,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인 투자로 반전을 이루어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SK온의 순차입금은 23조 4659억원으로, 이는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연결 기준 순차입금(32조 8531억원)의 71%에 해당하는 큰 부담이 되었다.
이에 이를 털고 새로운 변화와 판짜기를 준비하려는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당장 정제마진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컨센서스)은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 어려움 속에 흑자를 전망하는 증권사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예상을 깨고 672억 원의 흑자를 볼 것이라는 하나증권의 분석이 눈길을 끈다.
하나증권은 5월 중순 이후 정제마진이 대폭 개선됐고, 국제유가가 지난달 상승한 점을 들어 석유사업 적자 폭이 시장 우려보다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흑자와 적자를 평가하면서도 증권사들의 공통된 의견은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견인하는 양대 축인 정제마진과 배터리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정제마진은 지난 5월 반등 후 올해 최대치인 배럴당 10~11달러를 유지하고 있어 하반기 실적을 낙관하게 만든다.
여기에 본류 사업인 정유 본업도 회복세를 나타낸다. 이스라엘-이란 갈등에 이스라엘-하마스간 지속적인 전쟁과 홍해 연안의 기습적인 공격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정제마진이 배럴당 10~11달러로 2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또 윤활유 사업도 성수기를 맞아 마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정제마진의 급속한 상승세
게다가 자회사의 자구 노력도 눈길을 끈다.
핵심 계열사인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실적 흐름이 전분기 대비 뚜렷한 개선 움직임을 보이며, 그간 그룹 실적의 부정적 요인이었던 배터리 사업의 반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게다가 고객사인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지만 북미 전기차 생산은 확대일로에 있다. 이에 SK온이 조지아 공장에서 공급 물량을 빠르게 늘리며, 출하량과 가동률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어 하반기선전이 기대된다.
SK온은 올 들어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SKBA)에서 현대차 전용 물량을 중심으로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릴는데 성공하여 12개 라인 중 9개를 현대차 전용으로 돌릴 정도로 집중적인 공정 관리에 들어 갔으며 꾸준히 출하량을 늘려왔다는 것이다.
전기차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은 가장 치열한 전쟁터이다. 따라서 SK온이 거두고 있는 이 성과는 대단히 긍정적이다.
또 SK온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국내산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맺고 북미 배터리 사업 확장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선제 대응을 시도하면서 상황 반전의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공급처 다변화로 안정적인 원료 수급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트럼프 시대에 IRA 세액공제 요건 충족이 가능해지며 물류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돼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자회사 SK온의 반전 노력
이번 계약에 따라 SK온은 올해 연말까지 수산화리튬 최대 6000톤을 공급받아 국내 양극재 공장을 거쳐 미국 공장에 공급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에 이은 두 번째 국내 공급처 확보 사업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회사측은 향후 2~3년간 추가 물량 계약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6일 메리츠증권을 LNG 사업 유동화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메리츠는 총 5조원의 대출 중 LNG민간발전소 5곳 중 여주, 하남, 위례 등 3~4곳만 전환우선주(CPS)로 유동화해 2조~3조원 가량을 마련하고 1조~2조원을 SK온에 직접 주가수익스왑(PRS)으로 직접 제공하는 구조로 그림을 만들어 냈다.
또 회사는 보령 LNG터미널 지분 매각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과 GS에너지가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는 지분 중, SK이노베이션이 자사 몫 50%를 매각해 5000억~600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이를 위해 맥쿼리자산운용, 브룩필드자산운용, 블랙록, IMM인베스트먼트 등 일부 투자자에게 이미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환과 동시에 새 판짜기도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거래로 조달한 거대 현금을 바탕으로 MBK파트너스와 한투PE 등 약 2조8000억원에 달하는 SK온의 국내외 투자자들 자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상황은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상환후에는 SK온에 최근 지분 전량을 확보한 SK엔무브를 합병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런 노력이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유 부문의 약세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배터리 부문에 대해서는 자사의 꾸준한 노력으로 반전의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하반기 가장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요소는 현대차 HMGMA에서 만드는 전기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9에는 SKBA에서 생산한 배터리가 단독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조지아 기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EV6, EV9에도 SKBA 배터리가 들어가며 성장세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 한기 SK이노베이션 수익 개선에 도움될 요인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본토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에 대해 셀 기준 1kWh당 35달러, 모듈 기준 45달러를 세액공제로 지원하게 돼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SK이노베이션의 중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으로 다각화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에 2차전지, LNG, 재생에너지 사업까지 사업 분야가 확장되면서 위험 요인이 분산되고 수익성 기반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는 면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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