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새 정부가 들어서고 지난 5월 하순부터 오늘까지 가장 주식이 크게 오른 기업군으로 조선산업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조선은 대한민국 K-방산의 주역으로 떠올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보호무역과 관세 압박에도 불구하고 가장 전망좋은 산업군으로 떠올라 있다.
여기에 새 정부가 K-조선에 2,6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산업계 전체가 부흥의 물결에 올라탄 느낌이다.
새 정부는 올해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친환경 선박, 디지털 전환 등에 2,600억원을 투자하며 지원을 확대키로 했고 한국해양진흥공사도 2025년 해양금융 공급 및 디지털 플랫폼 구축 등 해양산업에 총 3조 4천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마중물 조선에 적극 나섰다.
이로써 민관이 힘을 모아 글로벌 조선 강국으로 확실하게 추격자들을 뿌리칠 수 있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다.
HD현대 조선산업의 거침없는 질주
HD현대는 2017년 HD한국조선해양의 인적 분할로 출범한 지주회사로 무려 93개의 연결대상 종속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그룹 집단이다. 특히 조선해양 부문을 중심으로 에너지, 기계 로봇, 기타 서비스 부분의 다양한 업종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조선 부문은 산하에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 국내 대표적인 조선기업들을 두루 거느리고 HD현대마린솔루션과 HD현대마린엔진, HD현대이엔티, 아비커스까지 관련업종을 총망라하고 있는 국가대표 조선그룹이다.
그룹내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 주성장 부분은 조선이다. 조선 3사로 불리는 HD현대중공업, HD현대마포, HD현대삼호의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영업이익만 약 3조 5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조선산업 덩치 키우기 전략과 맞물리면서 미 해군 함정의 건조 수주와 해외 조선소 건조, 발주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 한해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외에 생산거점을 늘리고, 현지 조선소와 협력 체계를 확대하는 등 최근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그룹의 수익 창출을 적극 견인하고 있다.
지난 달 조선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6월 19일 미국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dison Chouest Offshore·ECO)와 ‘미국 상선 건조를 위한 전략적·포괄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조선 후진국이던 우리로서는 상전벽해의 변화를 이룬 셈이다.
ECO는 미국 내 5개의 상선 건조 야드를 보유한 조선 그룹사로 기술력과 설비로는 세계 최고급이다. 현대와 ECO는 2028년까지 ECO 조선소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이중연료 추진선을 중심으로 중형급 컨테이너 운반선을 공동 건조키로 했는에 이는 ECO측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최근 달라진 한국 조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쾌거이다.
이 협업으로 HD현대는 특수선(방산) 분야에 이어 상선 분야에서도 현지 파트너를 찾음으로써 미국을 도와가면서 수익과 매출도 올리는 양수겹장의 이득을 보게 됐다.
이미 HD현대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 방산 기자재 전문업체인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FMD) 등과 손잡은 바 있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미국 의회도 10년 내 미국 국적 상업 선박(전략상선단)을 현재 약 80척에서 250척까지 늘리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로 한미간의 본격적인 조선 협업의 장이 열릴 전망이다.
모로코에서부터 인도까지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구축키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아프리카와 유럽괴 미주지역을 이어주는 전략적 요충지에 거점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조선 강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상승세인 신규 수주 선박붐에 올라탈 전망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HD현대중공업은 모로코 국립항만청이 진행 중인 카사블랑카 조선소 운영권 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인데 성공하면 30년 동안 생산 시설을 사용할 권리를 얻게 된다. 현지 조선소는 대서양과 맞닿아 있는 모로코 최대의 상업도시 카사블랑카에 아프리카 최대 규모인 21만 ㎡ 규모로 조성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이 상대적으로 낯선 아프리카 지역의 모로코 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그룹의 핵심 전략인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의 한 축을 달성코자 하는 것이다.
어차피 모로코는 선박 건조 경험이 적고 레퍼런스도 별로 없어 조선소 운영을 해외 조선사에 위탁해야 한다. 여기에 HD현대중공업과 손을 맞잡고 무역 활성화를 위해 2040년까지 상선 100여 척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렇게 모로코 조선에 참여하면 베트남과 필리핀의 아시아 라인, 북미·남미라인, 인도라인을 잇는 전방위적 글로벌 조선 네트워크 조성이 가능해진다.
최근 들어 인도 진출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조선소와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무르익고 있다. 두 회사는 생산성 향상과 글로벌 수준 품질 확보를 위한 기술 협력을 진행하면서 향후 인도 및 해외시장에서의 선박 수주 기회도 함께 모색하기로 해 지구 최고의 인구강국인 인도 시장 확장에 나서게 된다.
실적에서도 화려한 업적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황 변화로 인해 과거 수주했던 저가 물량을 대부분 소진했으며 이를 통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올 1분기 수주잔고에서 지난 2021년 이전에 수주한 저가 물량 비중은 10% 미만으로 축소됐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다.
또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2020년 말 기준 12조7000억 원이던 수주잔고는 작년 말 46조9000억 원으로 269.29% 증가했다.
최근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그룹 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 4855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 중 수출이 3777억3600만원, 내수가 1078억6200만원으로 수출 비중이 78%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 특화된 실력을 보여주었다.
HD현대마린엔진의 2025년 예상 실적은 매출 3977억 원, 영업이익 510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25.9%, 영업이익은 53.6% 증가하는 것이다.
이런 호실적은 그룹 내 지원사격으로 더욱 늘어나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은 3월에 HD현대미포와 1034억 원 규모의 엔진공급계약을 체결하고 5월에도 1090억 원 규모로 계약을 추가했다. 또 4월 HD한국조선해양과 295억 원 규모의 엔진공급계약도 체결하는 등 지원사격이 탄탄하다.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 운반선(PCTC) 7척에 대형선박용 인공지능(AI) 자율운항 설루션 ‘하이나스 컨트롤’을 적용하는 계약을 지난 9일 맺었다고 밝히면서 그룹 내 전방위적인 매출 신장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이나스 컨트롤은 자율운항선박 등급 2단계에 해당하는 기술이며 하이나스 컨트롤은 지난해 1분기부터 현재까지 150여 척을 수주했고 10여 척에 탑재를 완료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이미 시총 100조원을 기록했던 HD현대의 성장세가 앞으로 수년간은 멈추지않고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제 수익성을 얼마나 높여갈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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