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내가 가장 관심 있고, 승부를 걸고 싶은 것이 바로 데이터 확보를 위한 싸움"이라며 "인공지능(AI) 시대도 결국 데이터로 차별화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뒤 넉 달만인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네이버의 첫 해외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서 이같은 소신을 밝혔다.
이 의장은 "검색도 처음에 알고리즘 싸움이었지만 결국 다 비슷해지고 데이터 차별화가 중요해졌다"며 "AI도 지금은 거대언어모델(LLM)을 누가 더 잘 만드느냐에 경쟁을 하고 있지만 결국 이 수준은 비슷해지고 데이터 차별화가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네이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블로그나 카페 같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가 검색과 연결될 때 큰 힘이 된다는 걸 알아냈다"며 "UGC 데이터들을 통한 검색 결과가 네이버의 생존방식이자 구글과 차별화시켰던 원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AI시대에 미국에서 블로그나 카페 같은 UGC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네이버의 숙제라고 밝혔다.
그는 "블로그는 옛날 서비스이나 한국에서는 블로그를 처음보는 10대, 20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며 "그들은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지만 사실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초AI모델 영역에서 이미 '골리앗'이 돼 버린 미국과 중국을 단기간 내 이기기는 어려워도, 특화AI에서는 네이버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네이버 벤처스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특화AI에서는 데이터가 가장 중요하다.
2023년 네이버가 미국의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한 것도 이를 위한 행보였다.
이 의장은 "'왜 네이버가 중고 시장에 난데없이 투자했을까'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상거래 데이터를 보고 있다"라며 "이용자가 무엇을 샀는지에 관한 데이터는 거대 빅테크도 긁어모으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스마트스토어, 일본은 라인과 야후, 스페인은 왈라팝이라는 중고 거래사이트를 통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상거래는 네이버의 중요한 사업 방향"이라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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