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가 벽돌처럼 지게차에 묶여 조롱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사회적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인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나주·화순,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공식 사과에 나섰다.
신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 지역구에서 발생한 부끄럽고 참담한 사건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57만 외국인 노동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낯선 땅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주노동자에게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 의원은 "이주노동자의 인권이 점차 개선되는 시점에 이런 야만적 사건이 발생한 것은 국가적 수치"라며 "사업주와 동료들이 직접 피해 노동자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위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나라는 선진국이라 할 수 없다"며 "고용노동부와 법무부가 관련 법령에 따라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불법 행위에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또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신 바와 같이 힘없고 곤궁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사회의 품격을 보여준다"며 "이번 사건이 외국인 노동자 근무환경과 인권 실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세계적 문화강국, 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단을 지시한 바 있다.
사건은 이달 초 나주의 한 벽돌 제조 공장에서 발생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가 확보한 58초 분량의 영상에는 스리랑카 국적의 A(31)씨가 벽돌에 흰색 비닐로 결박된 채 지게차에 매달려 끌려다니는 장면이 담겼다.
주변 동료들은 이 모습을 보며 웃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한국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잘못했냐", "잘못했다고 해야지"라고 말하며 조롱했다.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피해자인 A씨는 전날 나주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직접 참여해 "당시 상급자가 다른 이주노동자에게 벽돌을 비닐로 감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는데, 이를 보며 웃었다는 이유로 이런 벌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치심과 공포감을 느꼈고,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호소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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