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당선 이후 첫 호남 일정으로 소록도를 찾은 가운데 소록도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5분께 전남 고흥 소록도를 전격 방문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소록도 방문은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 행사에 참석하기 전 비공식 일정으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약 한 시간여 이상 머무르며 국립소록도병원 의료진, 한센인 환자 등과 만남을 갖고, 격려와 위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전인 5월 27일 영부인인 김혜경 여사도 소록도를 방문, 한센인들과의 소중한 만남의 시간을 가진 바 있다.
김 여사는 당시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을 모시고 꼭 다시 오겠다'고 했던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달여 시간을 두고 대통령 내외가 소록도를 방문하자,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소록도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소록도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소외받은 이들의 아픔을 간직한 곳으로 여겨진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에 위치한 소록도는 한센병 환자들의 수용소로 이용됐다.
과거 한국에선 한센병을 나병(癩病) 혹은 문둥병이라 불렀는데, 의료정보가 부족했던 탓에 전염병으로 오인, 한센병 환자들을 기피하는 문화가 존재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에 의해 '한센인 수용' 정책이 본격화된 후론 한센인들의 탄압은 더욱 거세졌고, 소록도는 한센인들을 가두는 감옥 같은 장소가 됐다.
소록도는 지난 2009년 녹동과 소록도를 잇는 '소록대교'가 개통하기 전까진 외지인들의 접근이 사실상 금지돼 왔다.
사회에서 철저하게 버림받은 한센인들의 고통의 세월이 길어질수록 소록도의 아픔도 더해졌다.
육영수 여사를 비롯해 국내 일부 인사들이 소록도 한센인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반짝 관심만 끌었을 뿐 소록도와 한센인들은 항상 소외받는 존재였다.
그래서인지 소록도엔 현재까지도 육영수 여사를 향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이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소록도는 전남에선 거의 유일한 보수 강세 지역이란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상징적 공간이 됐다.
역대 선거들에서 보수진영 인사들의 승리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21대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경쟁자였던 김문수 국민의 힘 후보에게 10표(이재명 108표(45.2%)·김문수 118표(49.4%))차이로 패배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355표 중 130표(36.6％)를 얻어 당시 윤석열 후보(207표·58.3％)에게 크게 밀렸다.
시간을 더 뒤로 돌려봐도 이명박·박근혜·홍준표 등 과거 대선에서의 보수정당 소속 후보들이 모두 진보 계열 후보를 앞서왔다.
이 대통령의 소록도 방문은 소외계층의 고통을 국가가 나서 어루만져야 한다는 본인의 정치적 철학과 함께 진보·보수 구분 없이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겠다는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가 담겼단 분석이 나온다.
지역 한 정계 관계자는 "이번 소록도 방문은 '차별 없는 정치를 하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난 대선 선거운동 기간부터 밝혀온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 등을 대통령 당선된 지 한 달도 안된 시점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시는 것을 보면, 얼마나 지역문제에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신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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