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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풋볼을 자주 즐겨하는 편이다.
과거 위닝일레븐의 추억이랄까.. 현재의 이풋볼이란 이름보다
위닝이란 이름이 더 낯익은 나에게 ps5를 구매후 ps 플랫폼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위닝일레븐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게임이었다.
특히 시작하자마자 작년에 운 좋게 뽑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오버롤 96 손흥민.
1년 넘게, 600경기가 넘는 시간 동안
그는 나의 공격 선봉에 서 있었다.
감아차기가 예리하게 골망을 찢는 그 순간들.
때론 마라도나보다 아름다웠고,
때론 현실의 손흥민보다도 이상적인 선수였다.
그러니 코나미코인으로 뿌려진
오버롤 97 비니시우스나
프랑스 대표팀의 오버롤 97 음바페조차
나에겐 큰 감흥이 없었다.
이미 나는, 내 손흥민에게 마음을 다 주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게임도 밀어낸다.
최신 카드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감독 효과를 다 받아도 오버롤 100을 넘지 못하는 그를 보며
조금씩 마음 한켠에 아쉬움이 쌓여갔다.
그러던 중,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나는 기대했다.
이번엔 정말, 다시 한 번 새롭고 강한 손흥민이 나와줄 것이라고.
하지만 뜻밖에도, 국대 유니폼의 오버롤 98 카드가 등장했다.
부스터까지 붙을 수 있는 카드였다.
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게 아마, 손흥민이라는 이름을 단 카드 중 마지막 정점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래서 처음으로 과금을 했다.
12,000원짜리 10팩을 열었을 땐
사우디의 수비수가 내 화면에 등장했고,
잠시 허탈감에 패드를 내려놨다.
두 번째 12,000원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그저, 사라졌다.
치킨 한 마리가 증발한 셈이었다.
세 번째 12,000원을 결제할 땐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다.
“오늘 족발 안 먹으면 되잖아.”
“이게 마지막이야.”
그리고 조심스레 X 버튼을 눌렀다.
불빛이 터지고, 네온사인이 스르륵 흐르더니
화면에 등장한 건 바로,
손흥민.
오버롤 98, 부스터 포함 최대 103.
그 순간, 나는 어떤 음식을 포기했는지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내 플레이스테이션 안엔,
다시 숨을 쉬는 손흥민이 있었다.
과금이라는 건 참 이상한 감정의 소비다.
실제로 손에 쥐는 건 없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강한 만족감이 찾아온다.
특히, 마음속으로 오래 품어온 선수를 다시 만났을 때는.
이 손흥민 카드는 아마도
내가 게임을 하는 한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뛰게 될 것이다.
마지막일지 모르기에, 더욱 애착을 담아 쓸 것이다.
사랑한다, 흥민 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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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멤버가...ㄷㄷㄷ